보폭 넓히는 재계 후계자들…그룹 내 존재감 키우기 '시동'


롯데 후계자 신유열 롯데케미칼 합류…아버지 신동빈과 닮은꼴 행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씨가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상무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신유열 씨가 지난 2020년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고 신격호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위패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 /더팩트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씨가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의 상무로 부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신유열 씨가 지난 2020년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고 신격호 명예회장 영결식에서 위패를 들고 이동하는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그룹 후계자들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36) 씨가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상무로 부임했다.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 부장으로 입사해 일하다가 최근 롯데케미칼 일본 지사에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신유열 씨는 일본 롯데·롯데홀딩스 업무도 겸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신유열 씨의 롯데케미칼 입사를 놓고 의미가 크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그룹 후계자로 아버지인 신동빈 회장의 경영 준비 과정을 그대로 따라갔다는 점에서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졸업한 뒤 노무라증권 런던 지점과 일본 롯데상사를 거쳐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에 입사했으며, 호남석유화학 입사 후 한국 롯데 경영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다. 마찬가지로 신유열 씨도 일본에서 대학 졸업 후 미국 컬럼비아대 MBA 학위를 받고,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과 일본 롯데 근무를 거쳐 롯데케미칼에 합류하게 됐다. 롯데케미칼 합류 시기는 신동빈 회장이 35살, 신유열 씨가 36살로 비슷하다.

다만 신유열 씨가 한일 롯데 계열사 지분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3세 경영을 거론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재계는 아버지와 똑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후계자로서 그의 존재감이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신유열 씨 외에도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워나가는 후계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형모(35) 전무가 꼽힌다. LX그룹 후계자인 구형모 전무는 LG전자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계열 분리를 통해 LX그룹이 출범하자 지주사 LX홀딩스의 상무(경영기획담당)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1개월 만에 전무(경영기획부문장)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 확대를 예고한 상태다.

한화그룹 후계자 김동관(왼쪽) 한화솔루션 사장과 현대중공업그룹 후계자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이미 사업적 능력을 인정받고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HD현대 제공 한화그룹 후계자 김동관(왼쪽) 한화솔루션 사장과 현대중공업그룹 후계자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이미 사업적 능력을 인정받고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화솔루션, HD현대 제공

특히 구형모 전무는 구본준 회장으로부터 LX홀딩스 지분을 증여받아 2대 주주로 올라섰다. LX홀딩스 지분율은 구본준 회장 20.37%, 구형모 전무 11.75% 등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증여를 신호탄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1951년생인 구본준 회장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수년 안에 그룹 내 세대교체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구체적인 승계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더라도, 구형모 전무가 신성장 동력 발굴과 전략적 M&A 영역에서 벌써 주요 경영진과 손발을 맞추고 있는 만큼, 그룹 내 권한과 역할은 더욱더 커질 전망이다.

후계자 수업과 관련해 이미 경영에 깊이 관여하며 그 능력을 입증한 인물로는 김동관(39) 한화솔루션 사장과 정기선(40) HD현대 사장이 꼽힌다. 먼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태양광 사업으로 시작해 우주항공 사업과 블록체인 등 미래 성장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직을 맡고 있던 김동관 사장은 올해 주총에서 ㈜한화 사내이사로도 선임되며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사장은 2013년부터 현대중공업에서 근무하며 조선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뒤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국조선해양 사장직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주총에서 지주사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정기선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정기선 사장은 올해 초 'CES 2022'에서 글로벌 데뷔 무대를 갖는 등 경영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그룹 내 역할이 커지면서 정기선 사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후계자들은 물밑에서 그룹의 성장을 돕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모습"이라며 "그룹 내부적으로 후계자와 주요 경영진의 사업적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존재감이 강화되고, 그 이후 승계 작업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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