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 새해부터 웹툰 원작 드라마 흥행…원작 유입 효과도
카카오엔터, 웹툰 영상화 기반 해외 시장 개척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고부가가치를 가진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영상화 작업에 속도를 낸다. 이를 통해 원작 IP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완결작품의 수요를 늘리는 선순환 구조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1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웹툰 원작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는 지난 1일 드라마로 공개된 후 열흘 만에 전체 거래액이 17.1배, 전체 조회수는 7.1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인 국가는 태국으로 같은 기준 거래액은 55.4배, 조회수는 36.2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내남결은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웹툰이다.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제작 자회사 LICO가 웹소설을 가공해 웹툰으로 제작했으며, 누적 조회수 8억1000만 회를 기록했으며, 10개 국어로 서비스 중이다.
네이버웹툰은 이미 웹 콘텐츠 원작의 영상 콘텐츠의 경쟁력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지난해 공개한 넷플릭스 원작 드라마 '마스크걸'의 경우, 드라마 공개 이후 10일 간 거래액이 방영 직전 10일과 비교해 166배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 원작 웹툰 조회수도 121배 뛰었다. 마스크걸이 2015~2018년 연재된 웹툰임을 고려하면, 완결된 지 5년이 넘은 작품의 거래액과 조회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셈이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첫 웹툰 원작 콘텐츠인 내남결을 시작으로 30개 이상의 웹툰·웹소설 기반 영상 콘텐츠를 공개한다는 목표다. 장르 역시 애니메이션(여신강림, 신의탑 시즌2), 드라마(더 에이트 쇼) 등으로 다양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자사 웹툰 IP를 활용한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무빙'이 대표적이다. 강풀 작가의 동명의 원작 웹툰 '무빙'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 드라마는 지난해 8월 9일 공개된 직후 전 세계 디즈니플러스, 미국 훌루의 한국 콘텐츠 공개 첫 주 최다 시청 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무빙의 8월 총 매출은 영상화 소식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이전인 6월과 비교해 무려 35배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 개척에도 웹툰 기반 영상 콘텐츠가 앞장서고 있다. 카카오웹툰 플랫폼을 통해 연재된 작품인 '아쿠아맨'과 'N번째 연애'는 각각 일본과 대만에서 드라마화를 앞두고 있다. 또한 '나 혼자만 레벨업', '외과의사 엘리제' 등의 웹툰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네이버웹툰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단순히 웹툰 콘텐츠 판권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직접 영상화 콘텐츠 제작에도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자회사로 영상제작사인 '스튜디오N'을 두고 있다. 북미에서는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스튜디오N은 현재 여러 창작사와 공동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스튜디오N이 콘텐츠 단독 제작에 나설 가능성도 제시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다양한 드라마 제작사를 두고, 여러 창작자나 제작 역량을 갖춘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가령, 지난해 드라마로 공개된 '남남'의 경우, 카카오웹툰을 통해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바람픽쳐스가 제작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웹툰 원작 콘텐츠는 영상 콘텐츠로 재가공할 때 굉장히 매력적인 분야"라며 "이미 콘텐츠 자체의 팬덤이 견고하게 형성돼 있고, 소재가 다양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는 OTT업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8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조사해 발표한 '2023 웹툰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웹툰 산업 매출 규모는 1조82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6.8% 증가한 수치다. 웹툰 산업 규모는 2018년 첫 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의 경우, 2022년 전년(8241억 원) 대비 36.8% 늘어난 1조1277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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