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SBS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2024 SBS 연예대상'
예능계 지존, 2005년 이후 통산 20번째 대상 수상 쾌거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은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뤄진다는 뜻이죠. 연예계에는 대기만성형 스타들이 많습니다. 오랜 무명시절을 거친 뒤에야 인기를 얻는 일이 워낙 흔하기 때문인데요. 하루아침에 유명해진다는 말과는 달리, 알고 보면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까지 무명시절의 눈물과 설움, 애환을 간직한 연예인들은 꽤 많습니다.
예능계에서는 김구라나 이경규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김구라는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뒤 10년 이상 대중적 인지도가 없어 불량배나 형사 역할 같은 단역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개그맨들 사이에서도 '웃기다'거나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해, 단지 기회나 운이 없었다고 말하기엔 예능적 역량조차 미미했습니다.
이경규는 자타공인 대한민국 예능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데요. 1981년 MBC 제1회 라디오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한 뒤 90년대 이후 방송 3사 연예대상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최정상급 예능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 역시 주병진이 진행하던 '일요일 일요일밤에' 보조MC 겸 '몰래카메라'로 두각을 나타내기까지 10년 가까이 무명 생활을 거쳤습니다.

◆'인성'도 최정상, '선한 이미지'의 면모로 국민적 사랑 받는 비결
무명시절을 언급하면 이경규나 김구라 못지 않은 또 한명의 주인공이 바로 유재석입니다. 무명시절이 특별히 더 비교되는 것은 그가 20년 이상 방송 예능계 지존으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재석은 현재 활동 중인 방송인 중에선 세금을 가장 많이 내는 예능스타입니다. 객관적으로 인기나 몸값이 가장 많이 나가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재석은 후배들을 살뜰하게 잘 챙겨주는 연예인으로도 유명합니다. 연예계에서 그를 둘러싼 훈훈한 에피소드는 셀 수가 없을 정도인데요. 아마도 이는 무명 개그맨 시절을 보냈을 때 동료들에게 받은 애정과 격려를 후배들에게 베풀어 주려는 마음의 표출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선한 이미지'의 면모로 국민적 사랑을 받는 비결이 됐습니다.

◆수상 소감, "20년 만에 20번째 대상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
유재석이 설연휴에 또 한번 대기록을 달성하며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유재석은 지난달 29일 서울 상암 SBS프리즘타워에서 진행된 '2024 SBS 연예대상'에서 통산 20번째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유재석이 대상 수상자로 호명되는 순간은 분당 최고 시청률 5.7%(닐슨 코리아)까지 치솟았고, 유재석은 '최고의 1분' 주인공이 됐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처음으로 대상을 받은 게 2005년이었다. 제가 오늘 이 상을 받음으로써 20번째 대상을 받게 됐다. 이런 날이 오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20년 만에 20번째 대상이라는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웃음을 위해 많은 동료들과 함께 더욱 더 노력하겠다."
대상 트로피를 손에 든 유재석은 "너무나 감사하다"며 시청자들에게 벅찬 마음을 전했습니다. 지난 한 해 유재석은 '런닝맨'과 '틈만 나면'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예능 리빙 레전드'로 활약했습니다. 많이 받아도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게 상입니다. 뭔가 이뤄냈다는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한 번도 쉽지 않은 스무 번의 대상 수상, 유재석이 더 빛나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