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세련된 완성도' 갖춘 패밀리 SUV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국내 누적 계약 3만대를 넘기며 르노코리아의 대표 모델로 자리 잡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 '2024 올해의 SUV'로 선정된 차의 인기 비결을 직접 확인해 봤다.
지난 15일 오전 그랑 콜레오스를 타고 서울 성수동에서 강원 원주까지 약 100㎞를 달렸다. 당일 날씨는 흐렸고, 비도 간간이 흩날렸다. 빗속에서도 차량은 안정적으로 달렸고, 전체 주행 흐름은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이날 만난 그랑 콜레오스는 최상위 트림인 에스프리 알핀이다. 세로형 주간주행등(DRL)과 알핀 배지를 강조한 전면부, 근육질 보디 라인, 투톤 블랙 루프와 블랙 휠 등으로 전체적으로 단정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풍겼다.

시트에 파란색 스티치와 알핀 로고가 새겨져 있었고, 운전대와 도어 트림에도 같은 톤의 디테일이 더해졌다. 에스프리 알핀은 르노 그룹의 플래그십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Alpine)'에서 영감을 받아 그랑 콜레오스의 내·외관 전반에 스포티한 감각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오픈R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띈다. 클러스터, 센터 디스플레이, 동승석 디스플레이까지 총 3개의 12.3인치 화면이 파노라마 형태로 연결돼 있으며 각 화면은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각자의 화면에서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일부 차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1.3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엑스트로닉 CVT(무단변속기)의 조합은 최고 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33.2㎏·m를 발휘한다. 수치상으론 부족함이 없지만, 실제 도심 주행에서는 즉각적인 응답이 아쉬울 수 있다. 정체 구간 등 저회전 상황에서는 가속 반응이 다소 더뎌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CVT 특유의 점진적인 전달감은 부드럽지만, 초반 응답성은 다소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일정 속도 이상에서의 주행감은 안정적이다. 빗길 고속 구간에서도 차체는 흔들림 없이 밀어붙였고,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은 노면 상황에 따라 안정적으로 힘을 배분했다. 서스펜션은 단단한 편이며 댐핑 복원력도 뚜렷하다. 급제동이나 연속된 코너에서도 롤이 억제된 느낌이다. 주행감은 전체적으로 유럽차를 떠올리게 할 만큼 정제돼 있었다.
2열 공간과 적재력도 강점이다. 뒷좌석 무릎 공간과 머리 공간 모두 여유로웠고, 리클라이닝 기능과 공조 송풍구, USB-C 포트 등이 탑재돼 패밀리 SUV로 손색이 없었다. 트렁크는 기본 상태에서도 넓고 깊었으며 2열을 폴딩할 경우 대형 짐도 실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났다.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 2월 한국자동차기자협회로부터 '2024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국내 누적 계약 대수는 3만대를 넘어서며 르노코리아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수입차를 제외하면 비슷한 체급의 경쟁 모델 가운데 상위권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직접 시승해보니 인기의 이유를 납득할 수 있었다. 프랑스차 특유의 절제된 감성과 실용성, 세련된 완성도가 조화를 이룬 SUV다. 시승한 그랑 콜레오스 2.0 가솔린 터보 에스프리 알핀 4WD 가격은 개별소비세 인하 기준 4304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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