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플랫폼·렌터카 총출동…커지는 중고차 시장


대기업 점유율 제한 해제 후 경쟁 격화
시장 규모 2021년 20조원 → 2026년 35조원 전망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중고차 시장이 대기업 점유율 제한 해제로 본격적인 재편기에 접어들었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시장 확대에 나서는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와 렌터카, 중고차 플랫폼 기업들까지 유통망 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앞세워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각각 4.1%, 2.9%로 설정돼 있던 중고차 시장 점유율 자율 규제가 이달 1일부로 해제됐다. 이는 정부가 2023년 대기업의 중고차 진출을 조건부로 허용하며 영세 사업자 보호를 위해 설정한 조치로 올해부터 공식적으로 종료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기아는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했다. 중고차 매매단지 조성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는 온라인 중심의 인증 중고차 판매에 집중했지만, 오프라인 거점 확대를 통해 실차 확인 및 현장 경험까지 아우를 수 있는 체계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중고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토요타는 최근 인천, 대구, 부산창원 등 3곳에 공식 인증 중고차 전시장 '토요타 서티파이드'를 새로 열고, 5년·10만㎞ 이내 차량을 대상으로 191개 항목에 걸친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역시 지난 1월 중고차 유통·판매 등을 위한 별도 법인 'BYD코리아오토'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진입을 예고했다.

렌터카 업계도 중고차 소매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에 첫 중고차 매매센터를 개장한 데 이어 이달 경기 부천에 두 번째 거점을 마련했다. 상반기 내 수도권에 추가 센터를 열 계획이며 올해 중고차 판매 목표는 9000대, 2028년까지는 연간 4만3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렌터카도 오는 7월 충남 천안에 첫 중고차 딜러 대상 경매장을 개장할 예정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253만9874대로,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164만5998대)보다 1.54배 많았다. 현대자동차 군산 인증 중고차센터에서 정비사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253만9874대로,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164만5998대)보다 1.54배 많았다. 현대자동차 군산 인증 중고차센터에서 정비사가 차량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롯데렌탈 관계자는 "온라인 중고차 거래가 점점 확대되고 있지만, 여전히 차량을 직접 보고 결정하려는 소비자가 많다"며 "특히 온라인 정보에 익숙하지 않은 고연령층이나 일반 소비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플랫폼들도 서비스 고도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케이카는 차량 이력, 시세, 정비 일정을 통합 제공하는 '마이카'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15억원, 매출 604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21.8% 증가했다. 엔카닷컴은 온라인 구매 서비스 '엔카믿고'에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도입했고, 비대면 인증 중고차 플랫폼 리본카는 라이브 방송과 1:1 상담으로 실시간 차량 확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중고차 시장의 성장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거래된 중고차는 253만9874대로, 같은 기간 신차 판매량(164만5998대)보다 1.54배 많았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도 중고차 판매량은 약 58만대, 신차는 약 40만대였다.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 중고차 시장이 2021년 20조원에서 2026년 35조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도 증가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고차 수출액은 2018년 18억달러에서 지난해 50억9300만달러(약 7조1403억원)로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가 내놓은 인증 중고차는 브랜드 신뢰와 품질 기준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며 "중고차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지금과 같은 가격 정책으로는 기대만큼 판매가 늘어나기 어려울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품질 신뢰와 가격 효율성을 함께 갖춘 브랜드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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