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13일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

[더팩트|박지윤 기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도 AI(인공지능)와 동행하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계에 유의미한 질문을 던진다. 새롭고 창의적인 인력과 열정을 장착했다는 자신감에 힘입어 독창적인 영화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제29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공식 기자회견이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있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장미희 조직위원장, 신철 집행위원장, 김관희 남종석 박진형 이정엽 프로그래머, 박보람 XR 큐레이터가 참석해 취재진의 질의응답에 임했다.

신임 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된 장미희는 "BIFAN이 29회에 다다르고 있다. 서양의 아리스토텔레스에 버금가는 동양 비평서에는 숫자 9가 인간이 노력하는 최대의 수라고 이야기한다. 그 다음에 10이라는 완수가 된다"며 "올해 BIFAN은 29회를 맞이했다. 사람과 조직이 노력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의 시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해 BIFAN은 'BIFAN+ AI'를 선보이면서 영화 산업 전반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 또한 진화, 진보된 모든 실험을 통해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면서 영화제 전방에 저희의 시각을 넓혀왔다"며 "인간 노력 최대치인 29에 완수를 더해가고 있는 만큼 모든 구성원이 노력한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장미희는 "예측할 수 있는 미래에 대한 저희의 준비와 창의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 아주 독창적인 영화제를 기대하고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미래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롭고 재능 있고 창의적인 인력과 감각 그리고 열정을 더해 우리가 구현할 수 있는 BIFAN의 모든 노력의 결실을 보이도록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지난해 BIFAN은 국내 최초로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 AI 영화'를 도입하고 AI 국제 콘퍼런스와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을 개최하며 영상산업의 AI 패러다임을 선도한 바 있다.
이에 신철 집행위원장은 "이는 미래 영화인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었고 굉장히 큰 호응을 얻었고 영화인들이 AI를 통해서 배움을 얻는 걸 보면서 기뻤다. 올해는 'AI STEP 2!'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향후 5년간 AI 필름 메이커를 1만 명 육성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철 집행위원장은 "요즘 영화의 추락과 몰락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 저는 다르게 생각한다. 저는 그 어느 때보다 유튜브와 OTT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 단지 극장에 가지 않을 뿐"이라며 "다시 말해 한국 영화계가 망해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는 극장용 영화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 수익에만 7~80% 의존하고 있으니까 극장이 안 좋아지면서 영화 전체가 아주 안 좋은 상황에 놓인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올해 BIFAN에서는 41개국 21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장편 103편과 단편 77편, AI 영화 11편, XR(확장현실) 영화 26편으로 구성됐다. 개막작은 AI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그를 찾아서'이고 폐막작은 현대 사회의 새로운 가족의 의미와 유대를 따뜻하게 그려낸 한국 영화 '단골식당'이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5년 만에 폐막작으로 한국 영화가 선정된 것에 관해 "배우 마동석이 영화 제작에 참여했다. 그가 참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 국제경쟁 부문인 '부천 초이스'에는 9편의 장편과 11편의 단편이 엄선돼 전 세계 장르 영화의 예리한 감수성과 새로운 경향을 보여준다.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AI 영화 부문에서는 한층 발전한 기술력과 섬세한 내러티브를 갖춘 11편을 소개하고 영화적 창의성과 잠재력이 무한히 실현되는 장으로서의 AI를 주목할 예정이다.
BIFAN의 대표 팬덤 프로그램인 'B 마이 게스트'는 영화 '짝패' '모가디슈' 등을 제작한 제작사 외유내강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그 여정을 함께 조망할 전망이다. 외유내강의 대표작 상영과 함께 게스트 토크 프로그램을 마련해 그동안의 발자취를 직접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김태용 감독의 '꼭두 이야기'와 '그녀의 전설'을 비롯해 쉽게 접할 수 없는 그의 단편도 스크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더불어 일본 미스터리 스릴러 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 '탐정 갈릴레오'를 원작으로 한 작품을 한국 최초로 소개하고 소설과 영화에서 펼쳐지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와 연계한 특별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은 이병헌으로, 특별전 타이틀은 '더 마스터: 이병헌'이다. 그는 오는 7월 3일 개막식 레드카펫을 시작으로 4일부터 13일까지 자신의 연기 인생을 조명하는 대표작 상영을 비롯해 사진·애장품 전시회와 기자회견·메가토크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배우 특별전' 상영작은 '공동경비구역 JSA' '번지점프를 하다' '달콤한 인생' '그해 여름' '악마를 보았다' '광해, 왕이 된 남자' '내부자들' '남한산성' '남산의 부장들'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총 10편이다. 이와 관련해 신철 집행위원장은 "굉장한 노력이 들어간 책자가 발행될 예정이다. 또한 언론사와 합작한 온라인 디지털 북을 배포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날 BIFAN 관계자들이 올해 AI 출품작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언급한 것과 달리 전체 상영작의 수는 줄어들어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러자 신철 집행위원장은 "첫 번째로 영화제 예산이 줄었고 두 번째는 영화를 많이 상영하게 되면 규모의 경쟁이 되면서 영화들을 정확하게 케어할 수 있는가를 질문하게 된다. 가게의 물건을 어떻게 진열하고 얼마나 케어를 하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생길 텐데 우리가 영화를 정확하게 케어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BIFAN을 대표하는 슬로건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는 올해도 계속된다. 이와 함께 서브 포스터가 전달하는 메시지 'EXPAND YOUR FRAME(익스펜드 유어 프레임)'은 기존의 틀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겠다는 올해 영화제의 방향성을 드러낸다. 영화 전시 게임 등 다양한 예술과 기술의 결합을 제시함으로써 BIFAN은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를 선도하는 엔터 AI 테크의 중심 허브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제29회 BIFAN은 오는 7월 3일부터 13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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