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꼬꼬무'서 20년 전 평양 공연 비화 공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2005년 여름 조용필의 평양 공연을 다루며 감동적인 순간을 재조명했다. 28일 방송된 '꼬꼬무' 190회는 SBS 창사 35년 동안의 레전드 사건을 특집으로 다루었으며, '그해 여름, 조용필 in 평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됐다. 특히 조용필의 평양 공연 영상이 20년 만에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최초 공개됐다.

이날 방송은 2004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기현 SBS PD가 북한 측 실무자로부터 조용필의 평양 단독 공연 요청을 받았다. 조용필은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였으나 북한을 방문한 적은 없었다. SBS 제작진이 조용필에게 제안을 전달했지만, 그는 처음에는 신중하게 검토한 끝에 거절했다. 그러나 "북한에도 팬이 있다"는 말에 마음이 움직였고, SBS는 평양 공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여 협의에 착수했다.

이후 금강산에서의 협의는 북한의 갑작스러운 군사훈련으로 잠정 결렬됐다. 그러나 북한은 공연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방송에서는 북한 측의 강한 의지가 담긴 문서가 최초로 공개됐다. 민호는 "제 마음도 흔들린다"라고 말하며, 헤이즈는 "공식 문서가 아니라 팬레터 같다"라고 표현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공식 선언 이후 한반도의 정세는 다시 요동쳤으나, 조용필을 향한 북한의 구애는 계속됐다.

남북 양측은 장비 이동 문제 등을 논의하였고, 남한에서 진행되는 공연 스케일을 평양에 옮기기로 합의했다. 남측이 요청한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공연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공연 준비 과정은 복잡했다. 수백 톤의 장비 운송 허가가 지연되며 긴장이 감돌았다. 장비가 북한 남포항으로 향했지만 출항이 미뤄지면서 모든 상황이 꼬였다. 항구에 아무도 없던 상황에서 트럭 수십 대와 인부들이 나타나며 상황이 반전됐다. 헤이즈는 "반전, 또 반전, 또 반전이다"라고 감탄했고, 민호는 "모든 게 다 영화 같다"라고 말했다.

남북 스태프 수십 명이 무대, 조명, 음향, 악기를 세팅하는 과정에서 인순이는 "감동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리허설 과정에서도 변수가 발생했다. 공연 전날 저녁, 조용필은 '홀로 아리랑'을 공연곡으로 추가했다. 이 곡은 원래 남한의 노래였으나 북한에서는 구전 민요로 알려져 있었다. 악보 확보와 연습은 늦은 저녁까지 이어졌으나, 북한 보안 요원들이 공연장 점검을 이유로 조용필과 스태프를 내보내면서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드디어 1년간 준비한 평양 공연이 시작됐다. 북한 관객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장면에 인순이는 "눈물 나려고 한다"라고 감동을 표현했다. 공연장은 70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조용필은 명불허전의 공연을 펼쳤으나, 북한 관객 특유의 무반응이 이어졌다. 조용필은 당시 인터뷰에서 "관객들을 딱 보는 순간 얼게 되더라. 표정이 없으니까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꼬꼬무'는 당시 관객들이 누구인지 전하며 숨겨진 이야기를 최초로 공개했다. 김철웅 탈북 피아니스트는 "평양시에 있는 음악인들"이라고 설명하며, 관객 대부분이 문화예술인과 기관 관계자였음을 언급했다. 그는 "조용필을 안다는 것 자체가 북한에서 불법이다. 알고 있어도 처음부터 반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조용필은 침착하게 공연을 이어갔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풀었다. 이후 관객들은 한결 부드러워졌고, 열띤 호응 속에 공연은 계속됐다.

110분의 공연이 끝나자 헤이즈는 "눈물 날 것 같다. 감동적이다"라고 말했고, 인순이도 "감동적"이라고 덧붙였다. 공연 후 이례적인 기립박수와 앙코르가 쏟아졌으며, 조용필은 '홀로 아리랑'을 불렀다. 무대와 객석이 하나 된 순간이었다. 헤이즈는 "음악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도 느꼈고, 역시 진심은 통한다"라고 말했다. 인순이는 "무대에 서서 완벽하게 해내는 것에 존경심이 든다"라고 전했다.

공연 다음 날, 조용필은 1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종합 체육 경기장을 바라보며 다시 북한을 방문해 이곳에서 노래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그러나 이 꿈은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인순이는 "조용필 선배님 나이 더 들기 전에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장도연, 장현성, 장성규 등 3MC는 음악의 힘을 강조하며 "작은 소통과 교류가 단단한 장벽을 넘게 한다"라고 여운을 남겼다.

'꼬꼬무'는 매주 목요일 저녁 10시 20분에 방송되며, 세 명의 '이야기꾼'이 스스로 공부하며 느낀 바를 각자의 '이야기 친구'에게 전달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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