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데이브레이크, "송곳 같은" 가사 '찔려와'로 전하는 것들


10일 새 앨범 'SEMICOLON' 발매
단조 구성에 애달픈 감정 담은 곡으로 변화 시도
밴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제시하는 앨범


밴드 데이브레이크가 10일 새 앨범 SEMICOLON을 발매했다. 데이브레이크의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미스틱스토리 밴드 데이브레이크가 10일 새 앨범 'SEMICOLON'을 발매했다. 데이브레이크의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미스틱스토리

[더팩트 | 정병근 기자] 때론 긴 설명, 한 줄의 가사보다 한 단어만으로 많은 것을 함축할 수 있다. 데이브레이크의 새 앨범 타이틀곡 'SEMICOLON(세미콜론)' 속 '찔려와'라는 가사가 그렇다. "뾰족한 송곳 같은 부분이 필요했다"는 의도로 쓰인 이 한 단어는 데이브레이크 기존 색채와는 결이 다르다. 그래서 단번에 알 수 있다. 데이브레이크의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데이브레이크는 이원석(보컬) 김선일(베이스) 김장원(키보드) 정유종(기타)로 이루어진 밴드로 2007년 데뷔한 이후 국내 밴드 신에서 독보적인 족적을 남기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좋다'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등 그간 많은 사랑을 받은 곡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브레이크는 특유의 긍정적이고 유쾌한 감성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래서 데뷔 앨범 이후 타이틀곡 중 유일하게 단조로 구성된 팝 록 장르이자 애달픈 감정을 담은 신곡 'SEMICOLON'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온다. 이 곡은 동명의 새 앨범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로, 멤버들은 "데이브레이크가 해보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에 재미있을 거 같았다"며 "만장일치로 타이틀곡이 됐고 큰 고민도 없었다"고 돌아봤다.

"데이브레이크가 연주하고 부르는 단조의 발라드는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고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그간 발표한 앨범의 수록곡들을 보시면 밝지 않은 곡들도 있는데 대외적으로 밝은 곡들이 많다 보니 아쉬움도 있고 욕심도 늘 있었어요. 다만 '그래도 데이브레이크는 이런 음악 해야하지 않아?' 이런 만류에 늘 막혔어요. 이번엔 과감하게 해보면 어떻까 싶었어요."

그간 아쉬움과 욕심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이번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건 음악을 하는 환경의 변화가 한몫 했다. 2010년부터 엠피엠지 뮤직(당시 해피로봇레코드)에서 음악 활동을 한 데이브레이크는 올해를 시작하면서 지금의 미스틱스토리로 적을 옮겼다. 그러면서 그간 생각해 왔던 변화의 첫발을 뗐다.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SEMICOLON'은 담담하게 이어가는 절제된 보컬과 그 위로 떨어지는 애절한 스트링 그리고 리드미컬하고 밀도 높게 들어간 건반과 베이스 라인이 화자의 감정 굴곡을 잘 그려준다. 후반부로 갈수록 쌓여가는 강렬한 밴드 사운드와 물결치듯 내리는 기타 솔로 그리고 절정으로 치닫는 보컬로 감정선을 폭발시킨다.

서두에 언급한 '찔려와'라는 가사는 화자의 감정을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그 대목의 전체 가사는 이렇다. '있잖아 나는 아직도 정리가 잘 안돼 여전히 흔들리고 아파 / 아물어 갈 새도 없이 상처는 더 짙어지고 너는 더 깊게 찔려와'. 문맥상 '찔러와'가 더 자연스러울 수 있어 왜 '찔려와'인지 이유를 물었는데, 데이브레이크에겐 꼭 '찔려와'여야만 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찔려와'가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절대 찔리고 싶지 않은 느낌이라면 '찔러와'는 그냥 그런 현상 같은 느낌이었어요. 가사를 쓰기 전 처음 이 음악을 들었을 때 강렬한 가사이기를 원했어요. 평범하고 무던한 가사보다는 뾰족한 송곳 같은 부분이 필요했고 그게 딱 '찔려와' 그 대목이에요. '찔려와'를 이 곡의 포인트로 삼았어요."

데이브레이크는 작업 방식의 변화, 음악의 변화도 있지만 처한 상황과 미래를 그리고 싶었다. SEMICOLON은 문장부호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미스틱스토리 데이브레이크는 "작업 방식의 변화, 음악의 변화도 있지만 처한 상황과 미래를 그리고 싶었다. 'SEMICOLON'은 문장부호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미스틱스토리

멤버들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곡은 데이브레이크가 쓴 곡이 아니다. 그간 본인들의 곡을 직접 썼던 데이브레이크지만 이번엔 다른 뮤지션에게 곡을 받고 거기에 이원석이 가사를 썼다. 데이브레이크의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알 수 있는 또 다른 대목이다.

"새로운 걸 받아보면 얻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짧은 시각으로 보면 정체성 혼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음악을 하루이틀 하는 게 아닌데 길게 봤을 때 두려움이 정체를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울리지 않는 옷이라면 다시 다른 옷 입으면 되고요. 이번에 우리와 잘 맞을 거 같은 분(스페이스카우보이)을 만났고 흡족한 결과물이 나왔어요."

스페이스카우보이와 협업은 한 곡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타이틀곡 'Old & Wise(올드 앤 와이즈)'로도 이어졌다. 사실 'SEMICOLON' 한 곡을 타이틀로 생각하고 앨범 작업을 하다가 'Old & Wise' 가사가 나오고 녹음을 하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일부라 힘이 있을 거 같다. 꼭 한 번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막바지에 더블 타이틀곡으로 정했다.

"종전의 훅이 강한 음악과 달리 서사가 있는 음악이에요. 'Old & Wise'는 1, 2, 3절 가사가 다 달라요. 그만큼 묵혀왔던 이야기들이 많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들어봐 주시면 재미있게 들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가사에 '나의 우주'는 데이브레이크 그 자체예요. 우리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으면 공감할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두 타이틀곡을 지나면 3,4번 트랙 'Rhythm(리듬), 이 밤은'과 '영원하라'가 이어진다. 데이브레이크가 외부 곡자와 작업을 하기 이전에 써놨던 곡으로 온전한 데이브레이크만의 색채를 느낄 수 있다. 두 더블 타이틀곡이 현재와 미래라면 3, 4번 트랙은 데이브레이크가 지나온 길이다. 그렇게 마침표(.)와 쉼표(,)가 공존(;)하는 앨범 'SEMICOLON'이 완성된다.

"작업 방식의 변화, 음악의 변화도 있지만 처한 상황과 미래를 그리고 싶었어요. 'SEMICOLON'은 문장부호 하나만으로도 많은 것을 담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제와 내일을 잇는 앨범이고 4곡이긴 하지만 정규 못지 않게 하고 싶은 게 가득 담긴 앨범이에요. 가사적으로도 그런 의미가 있지만 음악적으로도 그래요."

10일 새 앨범 'SEMICOLON'을 발매한 데이브레이크는 28일, 29일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연말 콘서트를 개최한다. 크게 3개의 섹션으로 준비했다. 멤버들은 "세미콜론을 나누면 마침표, 쉼표, 세미콜론이 있는데 그 3개의 스토리로 나눠서 그에 맞는 메시지와 음악으로 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동안 우리를 스쳐지나간 팬도 있을 거고 좋아하는데 못 오신 분도 있을 거고 20대 땐 맨날 오다가 가족이나 직장이 생겨서 못 오시는 분도 있을 거다. 연말에 하루 정도는 자신에게 주는 선물로 오랜만에 함께하면 어떨까 싶어요. 또 우리가 어떻게 음악을 해나갈지 시대를 같이 살아가는 동반자의 느낌으로 호기심을 갖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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