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값 급등으로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연초부터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바리스타가 커피 원두를 분쇄 중인 모습.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고물가 시대에 커피값 양극화도 심화되고 있다. 원두값 급등으로 비용 부담이 늘어나자 스타벅스, 폴바셋 등은 연초부터 잇따라 가격 인상에 나섰다. 반면 메가MGC커피, 컴포즈, 빽다방 등 저가 브랜드들은 큰 움직임 없이 메뉴 가격을 동일하게 유지 중이다.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가운데 저가 커피를 찾는 수요가 이전보다 늘어날지 관심이 쏠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이 가뭄에 시달리면서 전 세계에 유통되는 원두값이 폭등 중이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이달 거래된 '아라비카' 커피의 평균 거래가격은 톤당 7112.7달러(약 1036만원) 로 전년 동월 대비 7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로부스터' 커피는 톤당 5103.55달러(약 743만원)로 55% 올랐다.

원재료인 원두값이 이처럼 비싸지자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메뉴 가격을 줄줄이 올리기 시작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24일부터 톨 사이즈 음료 22종 가격을 200~300원 인상했다. 이에 톨 사이즈 기준 아메리카노 가격은 4500원에서 4700원으로, 돌체라떼는 가격은 5900원에서 6100원으로 변경됐다. 오늘의 커피는 톨 사이즈와 숏 사이즈가 300원씩 올랐고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는 100원씩 인상됐다.

스타벅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그란데와 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씩 올린 바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제반비용 상승에도 고객 부담을 최소화하기 노력해왔으나 지속적인 환율 상승 및 원가 인상의 여파로 인해 가격 조정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폴바셋도 지난 2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200~400원씩 올렸다. 원두값 상승과 급격한 환율 변화,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카페라떼 가격은 5900원으로 200원 올랐고 룽고 가격은 5300원으로 400원 비싸졌다.

반면 대표적인 저가 커피 브랜드인 메가MGC커피와 컴포즈, 빽다방 등은 잠잠한 상황이다. 이들은 스타벅스나 폴바셋과 달리 당장 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메가MGC커피와 컴포즈, 빽다방에서 판매하는 기본 아메리카노는 1500원원 수준이다. 라떼는 메가MGC커피와 컴포즈가 2900원, 빽다방은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연초 이뤄진 일부 가격 인상으로 상대적으로 고가인 프랜차이즈와 저가 브랜드의 기본 아메리카노 가격 차이는 3000원 넘게 벌어진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저렴한 가격이 무기인 저가 커피 인기가 이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원두값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저가 커피들도 결국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두인 '로부스타'를 사용하는데 이 또한 가격이 계속해서 오르는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부터 환율까지 1400원대로 올라선 상황이라 원두를 전량 수입하는 커피 업체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커피의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민감도가 더 큰 탓에 쉽사리 가격을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 원두값과 환율 상승이 지속된다면 저가커피도 줄줄이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moone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