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자본성증권 발행 '러시'…보험업계 '이자 부담' 확대되나


한화손보, 3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동양생명 7000억원 규모 자본성증권 발행
지난해에만 연 4300억원 이자 부담 증가


보험사들이 올해도 후순위채,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리며 자본 확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팩트 DB 보험사들이 올해도 후순위채,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리며 자본 확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자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지난해 보험사들이 후순위채, 자본성증권 발행을 지속한 가운데 올해도 자복확충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IFRS17 도입 이후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적용 등 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해 지급여력비율(K-ICS)이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이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31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번 채권은 10년 만기에 5년 콜옵션이 부여된 후순위채로 공모 희망금리는 연 4.3~4.8%로 책정된다. 발행 목표는 3000억원이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늘릴 수 있다.


한화손보는 공시를 통해 이번 후순위채 발행 목적이 K-ICS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3000억원 자금을 확보할 경우 K-ICS비율은 11.3%p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K-ICS비율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215.8%에서 227.1%로 늘어나게 된다.

생명보험사인 동양생명도 올해 1분기 중 최대 70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한다. 동양생명은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어 최대 5억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동양생명의 자본성증권 발행 역시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9월 말 K-ICS비율은 160.3%로 6월 말 166.2%에 비해 5.9%p 하락했다.

ABL생명과 KDB생명 등 다른 중소형사들도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ABL생명은 지난해 12월 19일 이사회를 열어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을 결정했고, KDB생명도 같은 달 18일 이사회에서 최대 3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지난해부터 보험사들은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려왔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지난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규모는 총 8조6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4%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금융지주(4조7700억원)과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많다.

문제는 자본성 증권 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데 있다. 지난해 발행된 보험사 자본성증권 금리는 대부분 연 4~6% 수준으로, 지난해 신규 발행 물량에 따른 추가 이자 부담만 연 4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후순위채 등의 이자는 최소 4% 이상인데 국내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연 3.4% 수준으로 사실상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받아 자산을 굴려 수익을 얻어야 하는 것이 기본인데, 돈을 벌기는 커녕 사실상 이자 갚기에 급급한 상황이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사들이 자본성 증권 발행 대신 자산·부채 듀레이션(만기)을 매칭하는 방안과 공동재보험 가입을 통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 나온다.

자산·부채 듀레이션 매칭은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을 동일하게 조정해, 금리 변화에 따른 자산 가치와 부채 가치의 변동폭을 균형 있게 만드는 전략이다. 보험사의 경우 장기 보험상품(부채)에 대한 지급 의무를 충족하기 위해 장기 채권(자산)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공동재보험의 경우 여러 보험사가 특정 위험을 공동으로 분담하며, 이를 통해 개별 보험사의 재정적 부담을 줄이고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보험사 관계자는 "후순위채나 자본성증권 등은 결국 회사채이기에 사실상 돈을 빌리는 것"이라며 "재무 전략 측면에서 단순히 빚을 통한 자본을 늘리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재무 전략 수립과 공동재보험 등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조치를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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