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의 가치·정신 이어받아"…'명성황후', 이유 있는 30주년(종합)


김소현·신영숙·차지연·강필석·손준호·김주택 등 출연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


배우 차지연 신영숙 김소현(왼쪽부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배우 차지연 신영숙 김소현(왼쪽부터)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 프레스콜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뮤지컬 '명성황후'가 기념비적인 30주년을 맞이했다. 고전의 가치를 그대로 지키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따른 끊임없는 변주로 단단한 성을 쌓아 올리면서 말이다.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공연 프레스콜이 4일 오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문정 음악감독과 안재승 연출, 윤호진 예술감독과 윤홍선 프로듀서, 배우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 양준모 서영주가 참석해 취재진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995년 명성황후의 시해 100주년을 기념해 초연된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간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의 저명한 작가 이문열의 희곡 '여우사냥'을 바탕으로 하며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협력해 50곡 이상이 음악을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김소현(왼쪽)은 2018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명성황후에 출연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임영무 기자 김소현(왼쪽)은 2018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명성황후'에 출연하며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임영무 기자

먼저 윤홍선 프로듀서는 "이 작품이 30년 동안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창작진과 배우들의 헌신과 열정, 관객들의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 덕분"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명성황후'는 한국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원작의 명성을 지키면서 정교한 연출과 깊이 있는 서사를 통해 동시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이번 공연을 통해 다시 한번 의미를 되새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소현 신영숙 차지연은 16세의 나이에 한 나라의 국모가 된 후 고종의 곁을 굳건히 지키지만 '여우사냥'이라는 작전에 허망한 죽음을 맞이하는 명성황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2015년 '명성황후' 20주년 공연을 함께한 김소현은 2018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 공연에도 이름을 올리며 10년의 내공이 더해진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1999년 '명성황후'에서 손탁 역으로 데뷔한 신영숙은 2015년 처음 명성황후로 발탁됐고, 이번에도 독보적인 연기로 다시 한번 무대를 압도할 전망이다.

신영숙은 "20주년 공연부터 10년간 명성황후로 함께하고 있는데 '명성황후'가 30주년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도전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저도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 계속 변화하고 도전하는 정신에 부합해서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행복하게 작업하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차지연은 이번에는 조금 더 자유롭고 따뜻한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또 다른 면모의 명성황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명성황후 출연 소감을 전했다. /임영무 기자 차지연은 "이번에는 조금 더 자유롭고 따뜻한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또 다른 면모의 명성황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명성황후' 출연 소감을 전했다. /임영무 기자

이번 시즌에 처음 합류한 차지연은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는 것만으로 영광"이라고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을 통해 명성황후를 연기했던 차지연은 "부족하지만 명성황후가 이런 사람이었겠다는 걸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제 안에 있는 명성황후는 같지만, 작품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따라 표현 방식이 달라졌다"며 "상호 간의 좋은 작용을 이뤘다. 이번에는 조금 더 자유롭고 따뜻한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또 다른 면모의 명성황후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강필석 손준호 김주택은 서양 열강의 야욕과 어지러운 민심으로 혼돈의 시대를 맞이하는 비운의 군주이자 조선의 26대 왕 고종 역을, 양준모 박민성 백형훈은 조선의 무장이자 을미사변 당시 명성황후를 마지막까지 지킨 호위무사 역을, 서영주와 이정열은 강력한 쇄국 정책으로 섭정을 펼치다 고종의 친정 선포로 권력에서 물러나게 된 흥선대원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뮤지컬 데뷔 3년 차가 된 김주택은 "처음에는 몰랐는데 할수록 얼마나 위대한 작품인지 알게 됐다. 고전의 가치가 담긴 작품이고, 몇 없는 사극을 다룬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강필석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서 작품을 수정하면서 30년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기적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제가 기존에 해왔던 작품들과 결이 많이 다른데 이를 함으로써 더욱 발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은 오는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임영무 기자 '명성황후' 30주년 기념공연은 오는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임영무 기자

무엇보다 실제로 부부인 김소현과 손준호는 극에서도 부부로 연기 호흡을 맞춰 관심을 모은다. 이에 손준호는 "고종이 얼마나 명성황후를 사랑했는지 역사적으로 잘 표현돼 있었다. 명성황후가 죽은 뒤 매일 그가 묻힌 곳을 바라봤다더라"며 "이전에는 제 역할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할지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을 잘 표현해 보려고 노력했다"고 연기 중점을 둔 부분을 설명했다.

이를 들은 김소현은 "남편과 경복궁에서 '명성황후' 노래를 부른 적이 있는데 실제 부부로서 같은 무대에 올라 부부를 연기한다는 게 너무 감사하더라"며 "저희는 평소에도 서로 조언을 많이 해준다.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고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명성황후'는 단순한 역사적 재현을 넘어 독창적인 무대 연출과 상징적인 무대 디자인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당시 경사진 원형 회전 무대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조선의 몰락과 세계 열강 속에서 침몰해 가는 나라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이에 힘입어 초연 2년 만에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이후 LA와 런던 등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또한 작품은 2007년 한국 창작 뮤지컬 중 최초로 누적 관객 수가 100만 명을 넘었고, 2009년 1000회 공연을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간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임영무 기자 '명성황후'는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비이자 격변의 역사 속에서 살아간 명성황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임영무 기자

김문정 음악감독은 '명성황후'가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에 관해 "한국 대중음악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왕성하게 활동했던 시기에 이 작품을 만들었고, 호주 편곡자가 참여했다"며 "제가 건반 연주자로서 느낀 건 한국인의 정서를 건드리는 작곡가와 작사가의 동양적인 근본에 외국인이 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화려한 색채가 더해졌다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그는 "전 세계를 다니면서 '명성황후'를 공연했는데 많은 연주자들이 북과 징 등 악기에 호기심을 갖고 공연이 끝나면 이를 구입하더라. 이게 K-컬처의 시작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녹음된 음성을 쓰는 공연도 있는데 저희는 고전의 가치와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배우들이 끝까지 합창한다.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감동받는 이유다. 역동성있고 힘차면서도 우리의 정신을 이어가니까 계속 사랑받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윤홍선 프로듀서는 "한 번도 같은 무대 같은 구성으로 공연에 임했던 적이 없다. 앞으로도 '명성황후'는 더욱 변화하면서 관객들에게 좋은 감동을 주기 위해 잘 다듬어질 것"이라며 "경기도 어렵고 시국이 좋지 않은데 힘든 시기에 위로와 감동을 얻어가셨으면 좋겠다"고 많은 관람을 독려했다.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공연은 오는 3월 3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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