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2010년대까지 다양한 선곡
듀엣부터 성별 바꿔 부른 곡까지 다양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리메이크 붐이 계속되면서 2025년 새해 시작부터 새로운 목소리로 다시 불린 명곡들이 쏟아지고 있다. 원곡은 1980년대 곡부터 2010년대까지 폭넓고 다시 부른 가수들 역시 남녀 솔로와 그룹 그리고 밴드까지 다양하다. 원곡의 추억과 편곡으로 덧입혀진 새로운 감성까지 듣는 재미도 커졌다.
리메이크 시장이 커지면서 그 범위도 장르도 다채로워졌다. 림킴은 1983년에 김창완이 발표한 '초야'를 리메이크하면서 그와 듀엣을 했고 여자 솔로 가수인 이예준과 권진아는 남자 솔로 곡인 이기찬의 '미인'과 김건모의 '핑계'에 완전히 새로운 감성을 입혔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의 리메이크 프로젝트까지 연이어 나오는 등 광범위하다.

림킴은 지난달 7일 '초야'를 발표했다. 1983년 발표한 김창완의 첫 솔로집 '기타가 있는 수필'의 동명 수록곡이 원곡이다. 원곡자 김창완은 림킴과 듀엣으로 곡에 참여했는데 그가 리메이크에 듀엣으로까지 함께한 건 11년 전 아이유가 발표한 '너의 의미'에 이어 두 번째다. 김창완은 '초야'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해 림킴과 시청각적으로 완벽한 시너지를 냈다.
듀엣 버전의 '초야'는 원곡의 풋풋한 감성을 한층 깊이 있고 세련된 색채로 재구성했다. 림킴 특유의 신비로운 음색과 김창완의 따뜻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며 듣는 이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다. 또한 림킴의 신비로운 분위기에 김창완의 기타 연주가 더해져 곡의 감동을 배가했다.
밴드 데이브레이크 이원석은 지난달 9일 일기예보의 명곡 '인형의 꿈'(1996) 리메이크를 공개했다. 이원석은 깔끔한 보컬로 '인형의 꿈'을 새롭게 재해석했다. 현악기와 기타의 풍성한 조화 속 이원석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이 곡의 정서를 끌어올렸다. 감미로운 후반부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감정을 고조시키며 드라마틱한 서사를 완성했다.
황인욱은 2003년 버즈의 데뷔곡인 '어쩌면…'을 재해석했다. 황인욱 표 '어쩌면…'은 황인욱 특유의 허스키한 보이스와 애절한 감성으로 새롭게 완성하여 그때 그 시절의 감성을 소환하고 진한 여운을 이어간다. 지난달 16일 공개됐다.
록의 전설도 리메이크에 동참했다. 김종서는 1995년 패닉의 데뷔곡이자 희대의 명곡으로 꼽히는 '달팽이'를 새롭게 불러 지난달 17일 발표했다. 김종서는 곡을 발표하면서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들이 꿈조차 없는 친구들이 많다는 암울한 세태를 뉴스로 접하고 이 노래가 지쳐있는 모든 이들에게 자그마한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노래했다"고 말했다.

원곡자와 다른 성별의 가수가 리메이크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이예준은 이기찬의 '미인'(2007)을 다시 불러 지난달 9일 공개했다. 떠나가는 사람을 보내야만 하는 이별 서사가 이예준의 깊이 있는 가창력은 물론 시리면서 애틋한 감성, 극강의 고음을 만나 명곡의 감동을 재현했다.
또 권진아는 김건모의 '핑계'(1993)를 선택했다. 그는 레게 리듬으로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원곡과 달리 그 이면의 이별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리메이크에 참여한 관계자는 "권진아 특유의 소울풀한 목소리는 곡에 새로운 서사와 감상 포인트를 더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리메이크는 프로젝트 연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원석 황인욱 권진아도 그렇다. 각각 청춘의 감성으로 히트곡을 재해석하는 '러브썸 프로젝트'와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는 전율과 기적 같은 순간을 선물하며 세대 간의 공감을 이룩하자는 '데자뷰 프로젝트', M세대의 추억과 Z세대의 트렌드를 결합한 'MZ the X Project'다.
프로젝트 연작 외에 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한 리메이크도 있다. 바로 SM엔터테인먼트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기획한 2025 SMTOWN 앨범이다. 가수들이 함께 부른 타이틀곡 외에 SM 레전드 히트곡들을 선후배 아티스트가 각 그룹의 개성과 음악 스타일에 맞춰 리메이크했고 이 앨범은 오는 14일 발매된다.
강타는 S.E.S, 보아는 샤이니 종현, 동방신기는 레드벨벳, 슈퍼주니어는 신화, 소녀시대는 천상지희, 엑소는 H.O.T., 레드벨벳은 소녀시대, NCT 127은 현진영, NCT DREAM은 엑소, 라이즈는 동방신기, NCT WISH는 슈퍼주니어, 나이비스는 보아의 곡을 새롭게 부른다. 라이즈와 NCT WISH가 각각 다시 부른 'HUG(허그)'와 'Miracle(미라클)'은 지난달 8일, 22일 공개됐다.
RBW는 이색적인 리메이크 앨범을 준비했다. 마마무 데뷔 10주년 기념 리메이크 '컬러링' 프로젝트 Vol.1이다. 지난해 9월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참여할 뮤지션을 모집했고 이들이 마마무의 'HIP(힙)', '음오아예', '별이 빛나는 밤', '장마'를 다시 불렀다. 지난 21일 Vol.1이 발매됐고 오는 26일 Vol.1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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