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개 음악단체가 '음반제작자가 없다면 K팝도 없다!'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기획사가 생각하는 대중음악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은 '약속을 지켜주세요'다.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음악콘텐츠협회

[더팩트 | 정병근 기자] 국내 5개 음악단체가 아티스트의 권익만큼 기획사와 직원들의 권익도 보호돼야 한다며 '약속'을 강조했다.

한국매니지먼트연합,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은 27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반포동에 위치한 JW메리어트서울에서 'Let’s keep a promise(렛츠 킵 어 프로미스) : 음반제작자가 없다면 K팝도 없다!'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음악 산업의 공정한 권리 보호를 위한 목소리를 낸 자리다.

최강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기획사가 생각하는 대중음악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은 '약속을 지켜주세요'다. 약속이 지켜지도록 노력한다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다. '3ECT CODE'를 말씀드린다. 서로를 연결하는 'connect(커넥트).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respect(리스펙트), 서로를 보호하는 'protect(프로텍트)'"라고 밝혔다.

더불어 3가지 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대표 발언을 했다. 이를 통해 전속계약은 대중음악 산업의 핵심 근간이고, 소속 아티스트의 인권만큼 직원들의 인권도 보호돼야 하며, 형평성 있는 법 제정과 사법부의 판단을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 사무총장은 "대중음악 산업의 근간은 기획사와 가수가 맺은 전속계약이다. 함께 뛰기로 약속한 2인3각 경기와도 같다. 기획사와 가수는 고용인 피고용인의 관계가 아닌 동업관계다. 성공의 기쁨도 실패의 난관도 같이 한다. 이를 통해 대중음악 비지니스가 시작한다"며 "최근 산업 내에 그 매듭이 위협받고 있다. 심지어 그 매듭을 풀라고 이간질 하는 타 기획사와 거대 자본들이 있다. 탈퇴하는 게 좋다고 외치는 팬덤과 가수 위주의 정책들도 있다. 기획사 입지는 더 좁아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속계약 위반과 탬퍼링은 몇몇 사건이 아니라 메이저 기획사부터 인디까지 전염병처럼 확산하고 있다. 소속사를 더 힘들게 하는 건 심화시키는 건 팬클럽이다. 소속사 역량을 문제 삼아 이탈을 강요하거나 타 소속사 이적을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가수를 향한 팬들의 선의가 기획사에 대한 악의가 된다. 무명 가수 시절 과중한 관리 책임과 규제를 따라야 하고 흥행에 성공하면 계약해지 당할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 시대에 부합하는 표준전속계약서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려와 존중에 대해선 "한 기획사 임직원 연봉이 5000만 원대다. 그 회사의 직원이 수십 억을 버는 가수에게 '무시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가수는 들었다고 하고 매니저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어느 한 편에 서고 싶지 않다. 음악이란 이름으로 각자 최선을 다하는 동업자이기 때문이다. 다만 팬덤이 있다고 가수의 주장이 법원 판단 전에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가수의 의견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면 매니저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두 당사자의 주장을 공평하게 들으려고 했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물었다.

또 "직원들은 개인정보가 무단으로 공개되고 가족을 향한 사이버 테러도 받는다. 기획사 직원들은 누가 지켜줄 수 있나. 직원들의 고충도 살펴봐야 한다. 가수가 예고 없이 떠난 기획사엔 실직과 미래 걱정이 현실이 된 수많은 직원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산업에서 누가 진정한 사회적 약자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보호에 대해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는 게 아니다. 분쟁과 갈등의 해결책이 있느냐다. 분쟁과 갈등은 어느 산업에도 일어날 수 있다. 유일한 방법은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그건 법과 규정을 준수하는 거다. 국회와 정부는 형평성 있는 법 제정에 힘써 달라. 사법부의 판단 과정을 인내해야 한다. 그 전에 계약파기를 확정할 수 없고 판단 후엔 인정해야 한다. 이게 우리 산업을 보호하는 유일한 길이고 분쟁과 갈등 속에서 우리 산업을 구할 수 있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바른 정책 결정이 이뤄지길 희망한다. 오랜 편견으로 2200여개 음반 제작사 이미지는 부정적이 됐다. 정책 마련에 있어서 제한적인 기회를 얻었고 단편적인 사실과 사건으로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성급한 일반화로 규제책만 남발됐다. 역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됐다. 기획사 위기를 좌시하면 대중음악 붕괴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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