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승부', 넷플릭스에서 극장으로…'유아인 리스크' 극복할까


2023년 공개 예정이었으나 유아인의 '마약 혐의'로 빨간불
유아인, 이창호 役 맡아 이병헌과 호흡


배우 유아인(오른쪽)의 마약 혐의로 공개가 불투명해졌던 영화 승부가 3월 26일 개봉한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서예원 기자 배우 유아인(오른쪽)의 마약 혐의로 공개가 불투명해졌던 영화 '승부'가 3월 26일 개봉한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서예원 기자

[더팩트|박지윤 기자] 주연 배우의 마약 혐의로 공개가 불투명했던 '승부'가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정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힘찬 출발을 알린 영화가 좋은 기운을 이어 '유아인 리스크'를 극복하고 오로지 작품으로만 관객들에게 계속 다가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승부'는 개봉 첫날 9만 1477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미키 17'(봉준호 감독)을 꺾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작품은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21년 촬영을 끝낸 '승부'는 2023년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었다. 영화는 바둑이 월드컵보다 더 뜨거웠던 시절 세계를 제패했던 전설 조훈현과 이창호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 매 작품 얼굴을 갈아 끼우는 이병헌과 유아인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 등으로 대중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유아인이 마약 투약 혐의를 받으면서 작품 공개가 불투명해졌고, 이후 새로운 배급사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승부'를 인수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됐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승부'는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이병헌 분)이 제자와의 대결에서 패한 후, 타고난 승부사 기질로 다시 한번 정상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바이포엠스튜디오

이병헌은 대한민국 최고의 바둑 레전드 조훈현 역을, 유아인은 거대한 벽 같은 스승 조훈현을 넘어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제자 이창호 역을 맡는다. 제작 단계부터 이병헌과 유아인의 투톱 영화임을 내세웠지만, 현재 공개된 포스터와 예고편 등을 통해서는 이병헌을 필두로 현봉식 문정희 고창석 그리고 유아인의 아역 김강훈의 모습만 확인할 수 있었다.

유아인의 목소리와 뒷모습 정도만 살짝 듣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이에 그는 제작보고회를 비롯해 기자간담회와 인터뷰 등 공식 홍보 일정도 함께하지 않았다.

이렇게 '승부'는 작품 속 활약 외에 모든 것에서 유아인을 지우면서 개봉 전까지 배우의 개인적 이슈로 인한 부정적인 언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이 같은 홍보 전략을 세운 것이 ㈜바이포엠스튜디오라 더욱 관심을 모았다. 앞서 음주 운전으로 활동을 중단한 곽도원이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소방관' 배급을 맡아 놀라운 흥행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소방관'은 2020년 촬영을 끝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좀처럼 개봉일을 확정 짓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 2022년 9월 곽도원이 제주시에서 음주 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활동을 중단하면서 계속 개봉이 밀리다가 4년 만에 베일을 벗게 됐다. 곽도원은 포스터와 예고편 등에서 완벽하게 지워졌고, 작품 관련 홍보 일정에 전면 불참하게 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당시 메가폰을 잡은 곽경택 감독은 "솔직한 제 심정을 말하면 아주 밉고 원망스러웠다.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해 큰 책임을 져야 하고 깊은 반성과 자숙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 속 소방관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의 헌신과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끼고 감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곽도원과 관련된 답변을 회피하지 않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봉한 '소방관'은 '실화가 주는 감동'으로 포인트를 잡고 SNS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펼쳤고, 유료 관람한 관객 티켓 금액당 119원을 대한민국 소방관 장비 및 처우 개선을 위해 현금 기부를 하는 '기부 챌린지'도 선보이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에 힘입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385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개봉한 한국 영화 흥행 TOP6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유아인은 거대한 벽 같은 스승 조훈현을 넘어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제자 이창호 역을 맡아 이병헌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 /박헌우 기자 유아인은 거대한 벽 같은 스승 조훈현을 넘어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제자 이창호 역을 맡아 이병헌과 연기 호흡을 맞춘다. /박헌우 기자

또한 ㈜바이포엠스튜디오는 지난 1월 개봉한 권상우 주연의 '히트맨2'도 손익분기점(약 240만 명) 돌파에 성공시키며 영화계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렇게 연타석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승부'의 흥행세에도 자연스레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강하늘의 '스트리밍'이 21일 스크린에 걸렸지만, 전혀 다른 장르인 만큼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아인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한 혐의로 2023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타인의 명의를 도용해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은 혐의, 지인과 미국에서 대마를 흡연한 혐의 등도 받았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던 유아인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5개월 만에 석방됐다.

마약 혐의가 불거진 후, 유아인의 작품이 공개되는 건 '승부'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가 공개됐으나 개인적 이슈를 뒤덮을 만큼의 화제성을 얻지 못하면서 씁쓸하게 퇴장한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의 탑 등 마약 이슈가 불거졌지만 다시 연예계로 돌아온 스타들의 사례도 있기에 유아인의 복귀를 두고 보다 여러 시선이 존재하는 분위기다.

작품의 구조와 기획 의도에 비춰볼 때 유아인의 분량을 편집하면 이야기가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김형주 감독의 "영화가 공개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극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애초에 의도대로 영화를 선보이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는 말처럼 유아인의 분량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에 관객들이 배우 개인의 이슈와 작품을 별개로 바라볼 수 있을지, 본업은 잘했던 유아인이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배급사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에 "배우 이병헌의 활약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성공적으로 유아인을 지운 것 같다. 그래서 관객들도 작품과 개인의 이슈를 별개로,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바이포엠스튜디오의 마케팅을 언급한 A 씨는 "기존에는 주로 영화 줄거리로 홍보했다면 '소방관'은 '눈물을 흘린다' 등 감성적인 걸로 관객들의 마음을 터치하더라. 홍보 방향 자체가 다른 만큼 이번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눈여겨볼 만하다"고 전했다.

이어 "'소방관'과 '승부'가 비슷한 상황인 것 같다. 이제는 꼭 배우가 아니더라도 작품이 재밌으면 입소문을 타고 잘 되는 만큼, '승부'도 이런 측면을 기대해 볼만한 것 같다"면서도 "(유아인은) 집행유예지만 대중을 충격에 빠트렸던 큰 이슈였기에 영화의 흥행과 그의 복귀는 또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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