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파람 소리 맴돌아"…메이딘 출신 가은, 143엔터 대표 형사 고소(종합)


미성년자 시절부터 성추행 피해 주장
피해자 모친→143엔터 전 직원 증언


그룹 메이딘 전 멤버 가은이 143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143엔터테인먼트 그룹 메이딘 전 멤버 가은이 143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143엔터테인먼트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메이딘 출신 가은이 143엔터테인먼트의 전 대표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그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이와 함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43엔터테인먼트 전 대표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한 고소 기자회견이 29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피해자의 모친,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 143엔터테인먼트(이하 143엔터) 전 A&R 팀장 허유정,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 김영민 센터장, 문화연대 사무처장 김재상, 정치하는엄마들 이민경 활동가가 참석했다.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은 한 소속사 대표의 성추행 관련 제보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신인 걸그룹 멤버는 소속사 대표로부터 지속적인 성추행을 당했다.

해당 걸그룹으로 메이딘이 지목되자 143엔터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방송에서 언급된 멤버와 대표 사이에는 어떠한 성추행, 기타 위력에 의한 성적 접촉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이후 가은이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다 끝내 팀을 탈퇴해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한빛센터는 지난 28일 기자회견 개최를 알리며 "지난해 10월, 143엔터의 설립자이자 대표 프로듀서는 소속 아이돌 멤버를 대표실로 불러서 3시간 동안 폭언과 협박을 가한 후 강제추행과 성적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을 가했다. 당시 피해자는 만 19세 미만으로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의 보호를 받는 미성년자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143엔터의 대표 A 씨는 사건 직후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일선에서 물러난 뒤 피해자와의 공간분리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내 사실을 부정한 뒤 왜곡된 말들로 피해자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며 "이뿐만 아니라 143엔터는 A 씨의 가해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거짓으로 일축하고 피해자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피해자를 소속 그룹에서 탈퇴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날 피해자의 모친은 "A 씨는 상담이라는 명목으로 멤버들을 한 명씩 불러 이간질을 했다. 그 결과 동료를 서로 믿지 못하게 됐다. 엄마인 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참아야 한다. 그게 사회생활이다'라고 몰아붙였다"며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두려워, 하라는 대로 모든 걸 따랐다. 이게 화근이 될 줄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일 갇혀 지내던 아이는 친구나 지인들과의 소통이 막혀있었다. 심지어 춤 선생님께 상담한 것을 알고 A 씨는 계속 숙소에 찾아와 핸드폰을 감시했다. 가벼운 스킨십이었던 신체적 접촉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더 부담스럽게 다가왔다"며 "아이는 '이제 내 몸 좀 그만 터치하라'고 명확하게 말했고, A 씨는 업무상 지속적인 불이익과 부당한 대우를 이어갔다"고 덧붙였다.

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맨 오른쪽)의 모친은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속사 대표 A 씨가 합의금도 거절했다. 그 이후 탈퇴 기사가 나왔다고 밝혔다. /143엔터테인먼트 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맨 오른쪽)의 모친은 2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소속사 대표 A 씨가 합의금도 거절했다. 그 이후 탈퇴 기사가 나왔다"고 밝혔다. /143엔터테인먼트

그는 "그러던 중 사건이 터졌다. 아이는 상상도 못 할 일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가은이는 새로 생긴 팬들이 소중하다며 메이딘을 계속하고 싶다고 했다. 저는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아이의 의사를 따라 신고를 하지 못했다"며 "A 씨에게 각서를 받고 조용히 활동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하지만 물러나기는커녕 스케줄 하나하나에 간섭하고 휘파람을 불며 마치 아무 일 없다는 듯 행동했다. 아이는 귀에 휘파람 소리가 들린다며 미칠 것 같다고 힘들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갑자기 '사건반장'에서 아이의 녹취가 방송됐다. 동의한 적도 없으며 공개한 적도 없는 녹취였다. 아이의 꿈과 미래를 위해 조용히 활동을 끝내려고 했는데 방송이 돼서 아이는 두려움에 떨었다. 저희는 더는 믿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가은의 부친이 A 씨를 만났다. 모친은 "A 씨는 회사가 입장문을 먼저 낼 테니 아이에게 좋아요를 누르라고 했다. 아이는 그것도 들어줬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A 씨는 아이의 입장문을 올리라고 했다"며 "입장문은 거짓 투성이었고 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행동해야 하나 싶어서 못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A 씨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143엔터라는 회사에 걸었다. 아이가 앞으로 뭘 해야 할까 막막했다. 아이돌 활동도 A 씨의 사과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요구할 수 있는 건 합의금뿐이었다"며 "다른 사람 눈에는 단순히 돈만 요구하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고 아이가 다칠 수 있을 것 같다는 걸 몰랐다. A 씨는 죄를 인정하는 것이라며 합의금도 거절했다. 그 이후 아무런 연락도 없이 탈퇴 기사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힘이 없는 저희는 끝까지 대응을 하지 못했다. 아이는 메이딘을 계속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러지 못했다. 저는 우리 딸에게 영원히 죄인이다"라며 "저라면 결코 감당할수 없는 4년이라는 시간을 견뎌낸 딸에게 고개 숙여 존경을 표한다. 이제는 진짜로 아이를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143엔터의 전 직원인 허유정 또한 A 씨의 만행을 폭로했다. 그는 "2021년 입사해 가은을 직접 캐스팅했고 멤버 일부의 케어를 담당했다. 보컬 선생님을 통해 A 씨를 알게 됐고, A&R 팀장 자리를 제안받았는데 이런 사람인 줄 모르고 입사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연습생한테서 'A 씨의 특정 멤버 편애로 힘들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A 씨가 편애한다는 걸 '널 예뻐한다'는 표현으로 해석했지만 멤버를 서로 경계하게 만드는 원인이 됐다"며 "제가 A 씨에게 수차례 '연습생을 차별하지 말 것'이라고 요청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왼쪽에서 세 번째)의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는 29일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최근 관할 경찰서에 143엔터테인먼트 대표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143엔터테인먼트 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왼쪽에서 세 번째)의 법률대리인 문효정 변호사는 29일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최근 관할 경찰서에 143엔터테인먼트 대표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143엔터테인먼트

그러면서 "A 씨의 금전적 문제도 알게 됐다. 실제로 회사 앞에 미지급금을 지불하라는 현수막이 붙기도 했고 트레이너들의 급여도 수시로 밀렸다"며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A 씨가 과거에도 직원들 월급이 밀리는 가운데 명품 선물이 잦았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들에게 몇천에서 억 단위로 현금을 받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과거에도 강제추행을 하거나 '사랑한다' '사귀어 달라' 등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했다"며 "이는 모두 당사자의 동의를 얻어서 언급한 것이다. 이런 악행이 반복되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 향후에도 A 씨가 피해자에게 사과 없이 왜곡된 주장을 한다면 제가 가진 증거를 낱낱이 공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효정 변호사는 소속사 A 씨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 씨는 사건 초기 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여러 차례 사과했지만 이후 피해자의 활동을 빌미로 입장을 번복하며 성적 접촉에 강제성이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는 최근 관할 경찰서에 A 씨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조만간 경찰 출석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19세 미만 청소년을 추행한 경우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7조에 따라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자회견이 끝나자 143엔터는 공식 입장을 통해 "매니지먼트 회사의 대표가 이러한 논란에 휩싸인 점 송구하다"며 "현재 해당 멤버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으나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멤버 측은 이미 작년에 보도됐던 사건과 관련해 일방적인 주장을 근거로 거액의 위로금을 요구하다, 이를 거부하자 사건 발생 6개월가량 지난 상황에서 형사 고소를 한 점 역시 심히 유감스럽다"며 "반드시 진실이 규명되길 바라며 법적 판단에 따른 책임 또한 다할 것을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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