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중·후반, 한국의 영화 산업은 급격한 발전을 이뤘다. 이 시기에 이병헌, 장동건과 같은 공채 탤런트 출신 배우들이 영화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MBC 공채 20기 출신의 한석규는 1995년 드라마 <호텔>을 끝으로 2011년 <뿌리 깊은 나무>에 출연하기 전까지 16년 동안 드라마에 출연하지 않았다. 그러나 OTT 플랫폼의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영화계는 침체기를 겪었고, 이에 따라 영화 위주로 활동하던 배우들이 드라마로 돌아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최민식은 1997년 <사랑과 이별> 이후 20년 넘게 영화에 전념했으나, 2022년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 <카지노>를 통해 25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송강호 역시 2022년 <삼식이 삼촌>을 통해 1996년 영화 데뷔 이후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이 외에도 <수리남>의 황정민, <무빙>의 류승룡, <가족계획>의 류승범 등 영화 위주로 활동하던 배우들이 2020년대 들어 드라마에서 활발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KBS의 토일 미니시리즈 <트웰브>는 23일 첫 방송된다. 이 드라마에는 최근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마동석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마동석은 2016년 <38사기동대> 이후 9년 만에 지상파에서 첫 주연을 맡는다. 그는 1971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을 갔으며, 콜럼버스 주립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스포츠 경영학을 전공한 후 퍼스널 트레이너로 활동했다. 마동석은 2004년 <바람의 전설>과 2005년 <천군>에 출연하며 국내에서 배우로 데뷔했다.

그는 2007년 드라마 <히트>에서 조폭으로 오해받는 형사 남성식을 연기하며 주목받았다. 2008년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서 하정우를 괴롭히는 사채업자 역할로 인지도를 높였다. 이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부당거래>, <통증> 등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2011년 <퍼펙트게임>에서는 가상의 인물 박만수 역을 맡았다.

마동석은 2012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에서 조폭 싸움에서는 실속이 없는 최익현의 매제 김서방을 연기했다. 같은 해 여름에는 <이웃사람>에서 전과 경력이 있는 사채업자 안혁모 역을 맡아 관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2014년 드라마 <나쁜 녀석들>에서 전설의 조직폭력배 박웅철을 연기하며 인기를 끌었다.

2015년, 마동석은 <부산행>에서 예비 아빠 윤상화 역을 맡아 화끈한 액션을 선보였다. 이 영화는 전국 115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후 <이웃사람>, <나쁜 녀석들>, <부산행>을 통해 통쾌한 액션 연기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에는 직접 기획에 참여한 영화 <범죄도시>에서 괴력의 형사 마석도를 연기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마동석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범죄도시> 시리즈를 통해 3년 연속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는 특정 배우가 단독 주연을 맡은 시리즈 영화가 세 편 연속으로 천만 관객을 돌파한 사례로, 마동석과 <범죄도시>가 유일하다. 2021년에는 할리우드에 진출해 마블 영화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를 연기했다.

2024년 4월에 개봉한 <거룩한 밤: 데몬헌터스>는 흥행에 실패했으나, 마동석은 9년 만에 드라마 <트웰브>를 통해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이 드라마는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12천사들이 악에 맞서는 전투를 그린 액션 히어로물이다. 마동석은 이 드라마에서 호랑이의 천사이자 12천사를 이끄는 리더 태산 역을 맡았다.

<트웰브>에는 박형식이 까마귀를 상징하는 오귀 역을, 서인국이 원숭이의 천사 원승 역을 맡는다. 성동일은 12천사들의 관리자인 마록 역을 맡았다. 마동석과 함께 <범죄도시3>와 <범죄도시4>에서 출연했던 고규필과 이주빈도 출연 예정이다. KBS는 <내 여자친구는 상남자>를 종료한 후, 새로운 ’토일 미니시리즈’를 신설하며 <트웰브>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트웰브>의 성공 여부는 향후 방송될 이영애, 김영광 주연의 후속작 <은수 좋은 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동석이 액션 히어로 드라마 <트웰브>를 통해 성공적인 복귀를 이룰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