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경실이 고(故) 전유성을 추모했다. 26일 이경실은 개인 SNS에 "우리 코미디계, 개그계의 거목 큰 오빠가 돌아가셨다"라고 밝혔다. 이경실은 "수요일 녹화 끝나고 비가 무섭게 내리고 있는데 지금이 아니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오후 2시쯤 출발하여 전북대병원 5시 30분쯤 도착하여 오빠를 뵐 수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병실에는 전유성의 가족과 후배 개그맨 김신영이 함께 있었다. 이경실은 "신영이가 교수님이셨던 오빠 곁을 지키며 물수건을 자주 갈아주고 있었다. 제자로서 보인 모습이 참 기특하고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전유성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유머를 잃지 않았다. 이경실은 "오빠가 환자복 바지를 걷고 산소호흡기를 하며 누워 계시길래 '우리 오빠 섹시하게 누워 계시네?'라고 웃으며 말했더니, 오빠가 '너희들 보라고 이러고 있지'라고 받아주셨다"라고 말했다.

이경실은 전유성과의 짧지만 깊은 대화도 전했다. 전유성은 "경실아 와줘서 고맙고 난 너희들이 늘 자랑스럽다. 건강해라"라고 말했고, 이경실은 "우리도 오빠가 있어 늘 든든했다. 그리고 먼저 전화해서 챙겨주는 오빠가 늘 고마웠다"라고 답했다.

이경실은 "한마디라도 더 해주려 애쓰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숨기려 오빠의 손을 물수건으로 닦아드렸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기도가 절로 나왔고, 힘겹게 숨 쉬시는 모습이 마음 아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어젯밤 9시 5분, 오빠가 영면에 드셨다는 연락을 받았다. 오빠, 수고 많으셨어요. 오빠의 삶은 참 멋지고 장했어요.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전유성은 25일 오후 9시 5분, 향년 76세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최근 폐기흉 증상이 악화되어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다. 임종 당시에는 딸 제비 씨가 곁을 지켰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되었으며,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전유성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후배 개그맨들과 동료들의 애도가 이어졌다. 조혜련은 "유성 오빠 손을 잡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기도 끝에 오빠가 '아멘'을 하셔서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오빠를 위해 오랫동안 기도했는데 결국 그 기도가 이루어졌다. 이제 오빠는 천국으로 가셨고 지금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을 하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코미디언 박준형은 "지난 6월, 코미디언들이 쓴 책으로 남산도서관에 서가를 만드는 행사가 있었다. 전유성 선배님 아이디어였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그날 공식석상에서 축사하시는데 어지럽다고 손잡아달라셔서 말씀하시는 내내 부축해드렸던 기억이 난다. 손은 가늘고 야위었으나 말씀하시는 기백과 유머는 참 대단했다"라고 말했다.

전유성은 1949년생으로, 1969년 TBC '전유성의 쑈쑈쑈'로 방송작가 및 코미디언으로 데뷔했다. 이후 KBS2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등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여러 방송에 출연해 급성 폐렴과 부정맥, 코로나19 등으로 병원을 다녀왔다고 밝혔다.

전유성의 죽음은 코미디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그의 유머와 재능은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