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가 기부한 50억원의 기금을 바탕으로 민윤기치료센터가 개소했다. 세브란스병원은 30일 제중관 1층에 민윤기치료센터가 개소했다고 밝혔다. 개소식에는 윤동섭 연세대 총장, 금기창 연세의료원장, 이강영 세브란스병원장, 강훈철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원장, 안석균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 민윤기치료센터 소장 천근아 교수, 한국자폐인사랑협회 김용직 회장 등이 참석했다.

민윤기치료센터는 슈가가 지난해 6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기부한 50억원의 기금을 바탕으로 설립되었다. 센터 내부에는 언어 및 행동 치료를 위한 치료실과 음향 및 방음 시설이 갖춰진 음악-사회성 집단 치료실이 마련되어 있다. 보호자 대기 공간에는 자폐스펙트럼장애 미술작가 이규재의 작품이 전시된다.

세브란스병원은 향후 센터 운영 프로그램의 전문화 및 지속 가능한 장기 발전을 위해 시설을 확장 이전할 계획이다. 슈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천근아 교수와 함께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을 만나 음악 봉사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음악을 치료에 접목한 사회성 집단 프로그램 'MIND'를 개발하였으며, 이는 세계 대학병원 최초의 예술 융합형 치료 및 자립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MIND 프로그램은 비언어적 수단인 음악 기반 치료로, 인지 능력이 낮거나 언어에 반응하지 않는 아동에게도 효과적이다. 아동은 원하는 악기를 선택하고 합주를 통해 사회 활동 경험을 쌓는다. 또한, 소아정신과 전문의, 음악치료사, 언어치료사, 행동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팀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음악 기반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의 효과는 노르웨이 등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자기표현 증진과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 발달에 기여한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슈가가 봉사할 당시, 언어치료만 받던 아동들이 악기를 선택하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색소폰을 부는 아동은 다른 아이들과 협업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고 치료자의 관심에 반응하였다.

연말에는 MIND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을 위한 행사가 예정되어 있다. 11월에는 '캠프 온 더 스펙트럼(Camp on the spectrum)'이 열리며,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과 청소년 약 10명이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밴드 공연 연습, 부모 교육, 가족 레크리에이션에 참여한다. 이어 12월에는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아이들이 연습한 연주 실력을 가족과 대중에게 선보일 공연이 준비되고 있다.

민윤기치료센터는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의 자립과 사회적 성장을 위한 초석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천근아 교수는 음악과 언어, 행동, 사회성 훈련을 접목한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프로그램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만큼, 다양한 예술 활동을 치료에 접목해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전문가 양성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천근아 교수는 해외 자폐스펙트럼장애 치료 기관과의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프로그램의 세계화를 도모하고, 프로그램 매뉴얼 출간 및 임상연구와 학술 발표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민윤기치료센터에서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며 치료 효과를 높일 뿐만 아니라 사회성을 교육한다"며 "장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