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손예진이 최근 영화 '어쩔수가없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손예진은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와 개인적인 근황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어쩔수가없다'는 해고된 만수(이병헌)가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손예진은 극 중 만수의 아내 미리 역을 맡아 내면의 혼란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손예진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미리 역의 분량이 적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감독님이 조금씩 존재감을 불어넣어 주셨고, 마지막 편집본까지 신경을 쓰셨다. '그냥 박 감독님 작품이라 한 거야?'라는 말은 듣지 않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병헌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항상 평온해 보였고, 배우로서 큰 장점이라고 느꼈다. 극 중 만나지 못했던 이성민, 염혜란, 박희순 선배와도 홍보 활동을 하며 가족 같은 분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손예진은 "결과물이 너무 만족스럽다"며 "내 연기를 떠나 음악이 들리고, 이야기가 흘러가고, 이렇게 예쁜 그림이 나오니 감회가 새롭다. 현장에서 작은 모니터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영화를 네 번 정도 봤는데, 아이맥스에서는 안 보이던 게 또 보여서 정말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2018년 영화 '협상' 이후 약 7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손예진은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개인적인 삶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를 낳고 케어하는 기간 동안 복귀를 생각할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24시간 육아를 하면서, 어떤 작품으로 다시 시작할까 하는 궁금증과 불안함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출산 후 경력단절에 대한 우려보다 새로운 역할에 대한 기대가 컸다고 강조했다. "일을 못 할 거라는 생각은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고, 진짜 엄마의 모습도 보여줄 수 있다. 다른 방향의 시작이라는 생각도 든다. 멜로 연기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예진은 출산 후 일과 삶의 균형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아들을 낳고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 예전에 내가 어떤 배우였는지도 가물가물하다. 유모차를 끌고 놀이터에 나가면 동네 엄마들이 후줄근한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생활 자체에서 엄마가 1순위가 됐다. 아이에게 유년시절 행복을 최대한 주고 싶다. 지방 촬영이 있어도 아이가 자는 걸 보고 당일 새벽에 출발한다. 예전엔 중요한 촬영이 있으면 며칠씩 고민하고 힘들어했다면 지금은 할 일이 너무 많다. ON과 OFF가 확실해졌고, 내가 단단해야 가정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한층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첫 촬영날의 감정도 털어놓았다. 그는 "아이를 두고 나가야 한다는 불안이 있었지만, 차에 타는 순간 해방된 기분이었다. 이동 시간조차 행복했고, 현장을 더 즐기며 연기할 수 있었다. 연기하는 순간순간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그런 고민조차도 감사했다"고 전했다. 둘째 계획에 대해서는 "마음은 세 명도 낳고 싶지만 쉽지 않다"며 웃었다. 그는 육아에 있어 남편 현빈과 큰 의견 충돌은 없다고 밝혔다. "남편이 항상 저를 따라준다"고 덧붙였다.
'어쩔수가없다' 이후 손예진은 넷플릭스 시리즈 '스캔들'을 비롯해 차기작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베테랑이 되고 나이가 들어도 연기를 편하게 받아들이긴 쉽지 않다. 다만 예전보다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며 즐겁게 연기할 여유가 생겼다. 내가 나를 인정하면서 조금씩 '이거 재밌네'라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이전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