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양종합운동장서 16년 만에 재결합 콘서트 개최
역대 내한 공연 최다인 5만 5000명 운집
밴드 오아시스가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 16년 만의 내한 공연 'Oasis Live '25 SOUTH KOREA'를 개최했다./Joshua Halling[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와 리암 갤러거(Liam Gallagher) 형제가 한 무대에서 함께 공연한다.'
이 한 줄의 문장이 다시 성사되기까지 자그마치 16년이 걸렸다. 하지만 이들이 오아시스(Oasis)라는 이름으로 펼쳐낸 두 시간은 16년의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은 순간이었다.
2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에서는 밴드 오아시스의 16년 만의 내한 공연 'Oasis Live '25 SOUTH KOREA(오아시스 라이브 '25 사우스 코리아)'가 펼쳐졌다.
이날 공연에는 모인 관객은 주최사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추산 약 5만 5000여 명으로 이는 내한 공연을 통틀어 1회 공연으로는 역대 최다 관객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심지어 이것으로도 모자라 고양종합운동장의 주변에는 티켓을 구하지 못한 인원 수백 명이 제각각 자리를 잡고 공연장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을 즐기는 바람에 현장 스태프들이 출동해 대열을 통제하는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평일 늦은 오후에 펼쳐진 공연임을 고려할 때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관객 동원력이다.
물론 오아시스가 90년대 브릿팝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밴드임은 틀림없지만 이렇게까지 열기가 과열된 것을 두고 의아한 생각이 드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는 오아시스 해체 이후에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특히 노엘 갤러거는 상당히 자주 한국에서 공연을 펼쳤기 때문이다. 또 리암 갤러거도 2017년 8월 '리브 포에버 롱' 공연에 참석해 서울에서 라이브를 펼친 적이 있다.
따로 따로긴 해도 어쨌든 노엘과 리암에 의해 오아시스의 음악은 라이브로 연주됐기에 결과적으로는 재결합 전에도 오아시스의 음악을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는 논리다.
이날 공연은 주최 측 추산 약 5만 5000명의 관객이 운집했다. 이는 역대 내한 공연 사상 1회 공연으로는 가장 많은 관객수다./Joshua Halling하지만 사람들이 왜 그토록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원했는지는 노엘과 리암 형제가 서로 손을 잡고 공연장에 들어오는 순간 알 수 있었다.
공기부터가 달랐다. 이 둘이 함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마치 다른 세계관이 시작된 것처럼 사람들의 입에선 연신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첫 곡 'HELLO(헬로)'가 시작되자 스탠딩석뿐만 아니라 좌석의 관객들 역시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별한 연출이나 특수효과도 필요 없었다. 스타디움 공연장인 만큼 전면의 대형 스크린이 설치되긴 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노엘과 리암은 그 흔한 돌출무대나 꽃가루 하나 없이 그저 메인무대에서 노래와 연주를 이어갈 뿐이었고 멘트도 "감사하다", "재미있게 즐겨라" 정도가 전부였다
그럼에도 오아시스의 해체 전인 2009년과 마찬가지로 펑퍼짐한 아노락을 입은 채 뒷짐을 지고 노래하는 리암 갤러거와 뚱한 표정으로 기타를 치는 노엘 갤러거의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 어떤 특수효과나 무대 연출보다 대단한 파괴력을 발휘했다.
'Morning Glory(모닝 글로리)', 'Some Might Say(섬 마이트 세이)', 'Cigarettes & Alcohol(시가렛츠 앤드 알콜)', 'Supersonic(슈퍼소닉)', 'Stand by Me(스탠드 바이 미)', 'Whatever(왓에버)', 'Live Forever(리브 포에버)' 등 오아시스를 대표하는 곡들이 연주될 때마다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것처럼 어느새 멜로디를 따라 부르며 손과 몸이 들썩이는 상황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자신들의 곡 중에서도 특히나 많은 사랑을 받은 'The Masterplan(더 마스터플랜)'과 'Don't Look Back in Anger(돈트 룩 백 인 앵거)', 'Wonderwall(원더월)', 'Champagne Supernova(샴페인 슈퍼노바)'를 앙코르로 선보이며 23곡의 세트리스트를 모두 마친 오아시스는 마지막 불꽃놀이 세리머니와 함께 무대 뒤로 사라졌다.
그렇게 16년 만의 오아시스 콘서트는 끝이 났지만 여운은 길게 남았다. 현장을 찾은 관객들은 공연장에서 나오는 길 곳곳에서 이날의 무대를 복기하며 감상평을 교환하기에 바빴고, 개중 일부는 'Don't Look Back in Anger' 등을 흥얼거리며 미처 가시지 않은 감동을 되새김질하기도 했다.
이날 오아시스는 한국 관객 앞에서 총 23곡의 무대를 라이브로 선보였다./Joshua Halling결국 다시 '역대급'이라는 말을 꺼낼 수밖에 없다. 올해뿐만 아니라 향후 수년간 이만한 인원을 불러들일 영향력과 파급력을 지닌 아티스트와 공연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이번 오아시스 콘서트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다시 모인 노엘과 리암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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