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25년 차 영업 팀장 김낙수 役
리얼한 직장 생활→짠내 나는 아버지까지 완벽 소화
배우 류승룡이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로 시청자들과 만나는 중이다. /남용희 기자[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다. 배우 류승룡이 '김 부장 이야기'를 통해 믿고 보는 배우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현실 직장인의 일상을 위트와 현실감으로 풀어내며 웃음과 씁쓸함을 동시에 아니고 있다. 평범한 캐릭터를 이렇게 특별하게 만든 건 오직 류승룡이기에 가능했다.
배우 류승룡은 지난 25일 첫 방송한 JTBC 토일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극본 김홍기, 연출 조현탁, 이하 '김 부장 이야기')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작품은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한 중년 남성이 긴 여정 끝에 마침내 대기업 부장이 아닌 진정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드라마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총 12부작 중 2회까지 방영됐다.
류승룡은 입사 25년 차, 뛰어난 실무 능력과 영업 스킬로 입사 이래 한 번도 승진을 놓치지 않은 25년 차 세일즈맨 ACT 영업 1팀장 김낙수로 분했다. 내년 임원을 꿈꾸며 하루를 시작하는 김낙수는 윗사람에겐 깍듯하고 아랫사람에겐 미묘한 눈치를 주는 '보통의 회사인' 그 자체다.
하지만 그 일상은 입사 동기 허태환(이서환 분)의 좌천 소식을 듣고 균열을 맞는다. 이어 허태환이 주차장에서 안 좋은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김낙수는 씁쓸한 현실과 인간적인 불안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류승룡이 25년 차 세일즈맨 ACT 영업 1팀장 김낙수 역으로 열연 중이다. /SLL, 드라마하우스, 바로엔터테인먼트허태환의 병문안을 간 김낙수. 하지만 "나 때문에 임원 승진에 문제 생길까 봐 겁나냐"는 허태환의 말에 굳어버린다. 이후 자신이 승인한 서비스의 오류가 온라인을 통해 폭로되면서 회사는 또 한 번 위기를 맞는다. 쏟아지는 항의 전화와 백정태(유승목 분) 상무의 호출 속에서 김낙수의 표정은 혼란과 공포로 일그러진다.
이렇듯 '김 부장 이야기'는 승진과 생존 사이를 줄타기하는 한 남자의 초조한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이끄는 류승룡은 그야말로 어디서 본 듯한 부장님의 결정체다. 집에서는 툴툴거리고 회사에서는 윗사람 눈치를 살피느라 분주하다. 출근길에 직원들의 지각을 눈치 주고 상사가 들어오면 잽싸게 일어나 인사하는 모습까지 현실 직장인의 하루를 그대로 옮겨왔다.
특히 "눈높이를 맞춰주는 상사가 되겠다"는 말 뒤로 이어지는 꼰대식 태도가 웃음을 유발한다. 부하 직원들과 얘기할 때면 항상 표정이 굳은 채로 면박을 주고나 파워포인트 폰트와 색깔까지 세세히 지적하는 꼬장스러움도 현실적이다. 류승룡은 이러한 모순된 인물을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게 만드는 절묘한 균형감으로 살려냈다.
그의 생활 연기는 단순히 말투나 몸짓을 흉내 내는 수준을 넘어선다. 대기업 부장이라는 인생의 무게를 표정과 호흡 하나에 담아냈다. 동기의 사고 소식에 멍해진 눈빛, 상사의 외침을 듣는 순간 흔들리는 시선은 대사보다 더 강렬하게 감정을 전달한다.
또한 가족 간의 관계에서도 세심함이 돋보인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한다는 아내(명세빈 분)를 타박하고 스타트업 제안을 받은 아들(차강윤 분)에게 "회사 이름이 뭐냐"며 하나하나 따지는 모습은 현실적인 부자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류승룡이 열연하는 '김 부장 이야기'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방송 화면 캡처특히 수겸과의 설전에서 맞부딪히는 두 사람의 호흡이 극의 백미다. 수겸이 "대기업 프로젝트보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말하자 김낙수는 기다렸다는 듯 목소리를 높인다. 류승룡은 대사 속도를 끌어올리고 억양을 높이며 진짜 말싸움의 리듬을 완벽히 재현한다. 아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받아치는 타이밍, 반박할수록 거칠어지는 억양, 빠르게 오가는 눈빛이 현실 부자의 티키타카를 완성한다.
감정이 터져 나오는 순간에도 대사는 리얼하다. 마치 실제 대화를 엿듣는 듯한 생생함이 있다. 특히 "뭐가 위대한 거냐"는 수겸의 물음에 잠시 굳은 표정으로 말을 잃는 김낙수의 순간은 압권이다. 분노에서 흔들림으로 전환되는 짧은 표정 변화 하나로 인물의 내면이 단숨에 드러난다.
아내와 아들이 자리를 떠난 뒤 홀로 나와 약속을 잡으려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거절당한 전화 너머로 전해지는 쓸쓸함. 결국 발길을 돌린 곳이 회사라는 설정은 김낙수의 씁쓸한 현실을 더욱 부각시킨다. 불 꺼진 사무실을 터벅터벅 걸으며 동료들의 책상 위를 정리하는 그의 모습에 류승룡이 그려낸 짠함이 절정에 이른다.
이렇듯 김낙수는 얄밉지만 짠하고 현실적이지만 인간적인 인물이다. 류승룡은 그 모순된 감정을 유머와 슬픔 사이에서 절묘하게 조율하며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완성했다. 역시 류승룡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김 부장 이야기'는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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