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가 넘는 K팝 가수 출연료 소셜 미디어에 공개해 파장
실제 출연료와 주최 측 주장하는 출연료 차이 있어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최하는 '2025 원주 K-POP 페스티벌'은 당초 10월 10일과 11일 강원도 원주시 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 등로 최종 취소 됐다./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더팩트ㅣ최현정 기자] '원주 K-POP 페스티벌'의 주최사가 아티스트의 출연료를 대외적으로 공개하면서 그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주최사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은 당초 10월 10일과 11일 강원도 원주시 종합운동장에서 '2025 원주 K-POP 페스티벌'을 진행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개최를 취소했다.
여기까지는 안타깝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다믐에 벌어졌다. 10월 30일 진흥원 측이 티켓 환불이 지연되는 이유가 에이전시와 협의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페스티벌에 출연하기로 한 아티스트의 출연료를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아티스트 출연료는 공연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대외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진흥원이 출연료라고 밝힌 금액에는 일반적인 예상을 훨씬 뛰어 넘은 액수가 적혀 있어 그 진위 여부를 두고 각종 커뮤니티와 소셜 미디어에서 큰 이슈가 됐다.
실제 가장 큰 금액이 적힌 하이라이트 측은 이를 의식해 10월 30일 즉각 소셜 미디어에 공지를 게재하고 "행사 출연료는 게재된 금액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 또 도의적인 의미로 선급금의 50%인 2200만 원을 이미 돌려줬다"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관련 업계에서도 진흥원이 밝힌 액수는 실제 출연료와 거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 공연 기획사의 A씨는 "진흥원이 주장한 출연료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아티스트 섭외비와 너무 동떨어진 금액이다"라며 "하이라이트가 돌려줬다는 선급금 2200만 원을 역산하면 처음 받은 선급금은 4400만 원이다. 또 선급금은 일반적으로 50%를 지급하니 실제 출연료는 부가세 포함 8800만 원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8800만 원도 적은 돈이 아니지만 진흥원 측이 밝힌 하이라이트의 출연료 1억 6500만 원의 비교하면 확실히 괴리가 있다.
그룹 하이라이트는 우리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밝힌 출연료를 두고 "실제 행사 출연료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어라운드어스다른 아티스트도 마찬가지다. 또다른 공연 기획사의 B씨는 "세부적인 금액은 다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출연 아티스트 대부분이 실제 출연료의 1.5배에서 2배정도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궁금한 것은 지급된 출연료와 실제 출연료의 차이가 이렇게까지 차이가 벌어진 이유다. A씨는 "십중팔구 에이전시의 농간"이라고 지적했다.
A씨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주최사와 에이전시는 에이전시 계약을 맺고, 에이전시와 아티스트 측은 출연 계약서를 쓰는 식으로 두 개의 계약을 따로 진행하면 중간에서 차액을 가로챌 수 있다"며 "물론 수수료의 개념으로 어느 정도의 차액을 가져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상식적인 수준일 때 이야기지 저 경우처럼 두 배씩 금액을 뻥튀기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에이전시의 기망 행위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A씨는 "법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씨는 "저 정도로 금액을 뻥튀기한 것을 보면 계약서에 어떤 허점이 있어 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에이전시 측에 도의적인 책임을 물을 수는 있겠지만 계약서 상에 문제가 없다면 법적인 처벌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의 시각도 비슷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더팩트>에 "에이전트 계약서의 조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출연료를 과다하게 불러 차액을 가로채려고 했다면 그건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계약서에 '수수료는 출연료의 일정 비율로 한다'는 등의 에이전시의 과다 청구를 막는 조항이 있어야 대책을 세우기 유리하다"라며 "전례에 비춰봤을 때 이런 사건은 의뢰인에게 불리하게 계약서가 작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법적대응에 나서려면 계약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현실로 인해 진흥원은 환불 등 후속 조치를 마무리하는 것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진흥원의 김가연 원장은 <더팩트>에 "'원주 K-POP 페스티벌'의 성사를 위해 사비까지 모두 쏟아 부으며 노력했지만 결국 무산돼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다"라며 "에이전시와는 합의를 마쳤고 합의금은 모두 환불 절차를 마무리하기 사용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책임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이어 김 원장은 "비록 이번 '원주 K-POP 페스티벌'는 무산됐지만 지방에서 양질의 문화 행사를 개최해 지역 청소년들이 누리게 하고 싶다는 꿈은 변함없다"며 "환불까지 잘 마무리하고 나면 이번 일을 교훈삼아 더 좋은 공연과 이벤트를 원주에서 선보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 좋은 취지로 진행하는 사업인 만큼 향후 원주시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원주 K-POP 페스티벌'의 사정을 알고 있는 다른 공연 기획사 C씨에게 추가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C씨는 "사실 진흥원 측에서는 어떻게든 공연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 맞고 실제 페스티벌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 공연기획사나 에이전시와 미팅도 진행했었다"며 "하지만 출연진 섭외도 다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대 설치나 연출, 운영 등의 정리도 필요해 타업체가 이어받기엔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C씨는 "설령 진흥원이 법적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해당 에이전시는 이번 건으로 업계에 좋지 않은 소문이 많이 퍼졌다. 앞으로 다른 공연을 맡아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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