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교도관, 금전 요구 의혹...법무부 조사 돌입


가수 김호중이 소망교도소 교도관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뇌물을 요구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소망교도소는 기독교 재단이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민영교도소다. 이 교도소의 교도관들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서울지방교정청은 소망교도소 소속 교도관 A씨가 김호중에게 3000만 원 상당의 금전을 요구한 정황을 파악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김호중은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로 지난 4월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8월에 소망교도소로 이감됐다.

A씨는 김호중에게 "내가 너를 소망교도소에 들어올 수 있도록 뽑아줬으니 대가로 3000만 원을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호중은 A씨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수감 생활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압박을 느끼고, 다른 교도관과의 면담에서 이 사실을 털어놓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해당 직원을 조사 중"이라며 "실제로 금전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경기도 여주에 개소했다. 이 교도소는 서울의 한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아가페가 법무부로부터 교정 업무를 위탁받아 운영한다. 민영이지만 운영 예산의 약 90%를 국가에서 지원받는다. 소망교도소는 처우가 일반 교정시설보다 양호해 수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각 방에서 배식을 받아 식사하는 국영교도소와 달리 구내식당에서 공동 식사를 하며, 1인당 수용면적도 국영교도소보다 넓다.

소망교도소의 직원 채용 과정은 법무부의 관여 없이 소망교도소장이 직접 선발한다. 채용 과정은 서류, 필기, 면접으로 이뤄지며, 직무 관련 전문성을 평가하는 정량시험은 없다. 면접에서는 '소망교도소 설립 이념의 부합성'이 중요하게 평가된다. 과거에는 응시원서에 종교를 기재하도록 해 '기독교 특혜 논란'이 발생한 바 있다. 반면 9급 교정직 공무원은 인사혁신처 공개채용을 통해 선발되며, 필기시험과 체력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민영 교정시설 직원에게는 정기적인 부패방지 교육 의무가 없다. 교정직 공무원은 국민권익위원회 기준에 따라 청탁금지법 및 이해충돌방지법 교육을 매년 1회 이상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소망교도소는 공공기관이 아니라는 이유로 같은 법적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민영 교정시설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지적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영교도소는 직원 선발과 교육이 민간 자율에 의존하는 만큼 부패나 비위에 취약할 수 있다"며 "법무부 차원의 감독을 강화하고 교정공무원과 비슷한 수준의 교육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중은 지난해 5월 서울 압구정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택시와 충돌한 뒤 현장을 이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매니저에게 대신 자수하도록 한 혐의도 인정돼 1심과 2심 모두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소망교도소의 사건은 민영교정시설의 관리와 감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민영교도소의 운영 체계와 교도관의 채용 및 교육 과정을 재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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