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고전해도, 업계는 다음 단계로 보는 이유
디즈니+가 2026년에도 한국 콘텐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향후 디즈니+의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월트디즈니 컴퍼니이제는 포화시장에 접어든 OTT 경쟁이다. 여전히 격변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각 플랫폼들은 콘텐츠는 물론이고 생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늦게 경쟁에 참여한 디즈니+는 한국에서 어떤 해답을 찾고 있을까. <더팩트>는 최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2025' 행사를 기반으로 디즈니+의 5년간의 흐름과 성과, 플랫폼의 전략 변화 등 향후 방향성을 다층적으로 조명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홍콩에서 확인한 디즈니+의 향후 전략은 분명했다. 앞서 한국 내 성과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지만, 그럼에도 디즈니+는 물러서기보다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이 방향성을 업계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현장에서 만난 업계 전문 기자는 물론이고 여러 관계자들의 관점을 들어봤다.
한국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는 아직 부족하지만, 업계는 디즈니+가 초기의 가장 큰 단점은 벗었다고 평가한다. 작품 수 부족, 색깔 부재 등 초창기 지적을 받았던 문제들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출범 5주년을 맞는 2026년이 디즈니+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홍콩에서 열린 '디즈니+ 오리지널 프리뷰' 행사를 찾은 A 기자는 디즈니+의 전망과 관련해 "디즈니의 한국·아태 전략을 고려하면 단순한 낙관이 아니라 구체적인 성장 동력 확보 단계에 들어섰다"며 "초기 한국 진출 당시 작품 수가 부족하고 또렷한 색이 없었지만, 이제는 한국 시장에서 장르와 스타, IP를 아우르는 콘텐츠 포트폴리오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무빙' '조명가게'와 같은 개성 있는 드라마를 비롯해 '파인' '카지노' 등 제작 완성도가 검증된 장르물이 대표적"이라고 짚었다.
향후 공개되는 라인업도 힘을 더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A 기자는 "'재혼 황후' '현혹'처럼 글로벌 확장이 용이한 판타지 IP, K팝을 기반으로 한 리얼리티 '이게 맞아?!', 서바이벌 예능 '운명전쟁49'까지 라인업이 다층적으로 확장됐다"며 "디즈니+가 넷플릭스와는 결이 다른 한국 오리지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핵심 변화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디즈니+의 K-콘텐츠 중심 전략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A 기자는 "북미 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반면, 아태지역은 여전히 확장 여지가 크고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킬러 콘텐츠는 한국 작품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린 동력 역시 K-콘텐츠였던 만큼, 디즈니+ 역시 한국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시청자를 결집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디즈니+가 티빙과 전략적 협업을 체결하며 번들 요금제까지 출시했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물론 리스크도 존재한다. A 기자는 "장기적으로 한국 콘텐츠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질 위험도 있다"며 "그럼에도 현재까지는 한국 콘텐츠가 디즈니+의 가장 빠르고 확실한 성장 엔진처럼 보인다. 아태지역 중심, 그중에서도 한국을 전략 축으로 한 디즈니+의 행보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 역시 디즈니+의 밀어붙이기 전략이 반등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B 기자는 "올해 한국 시장에서 디즈니+가 여러 악재에 부딪히긴 했지만, 동시에 플랫폼이 꺼내 든 전략 변곡점들도 존재한다. 스포츠 중계 실험, 장르 다변화, 하반기 대작 라인업 등이 서로 어떤 시너지를 낼지가 관건"이라며 "이날 홍콩 현장에서 느낀 공기와 글로벌 분위기를 연결하면 디즈니+가 이번 변화를 기점으로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시각만 존재하는 건 아니다. OTT 전문 기자 C는 "막강한 라인업을 자랑하긴 하지만, 2026년이 지금까지의 디즈니+ 행보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가 크게 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디즈니+가 선보이는 작품이 대체적으로 무겁다 보니 진입장벽이 생긴 것 같다. 대체로 대중성보다는 묵직한 메시지에 방점이 찍힌 작품들이 주를 이루다 보니 시청자들로서도 구독으로까지 이어지긴 힘든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디즈니+의 한국 공략은 계속되는 가운데 2026년에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화려한 라인업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C 기자는 "배우와 스케일만 보면 대부분의 작품이 텐트폴이다. 애초에 높은 기대감으로 시작할 수밖에 없고 어지간한 작품이 아닌 이상 그 기대감을 충족시키기도 힘들다. 이 또한 디즈니+의 풀어내야 할 숙제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대체로 디즈니+가 국내 OTT 경쟁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길 바라는 분위기다. 제작사와 배우 매니지먼트를 겸하고 있는 관계자 D는 "디즈니+가 어느 정도 선까지 올라와 줘야 넷플릭스 단독 체제에서 벗어나 건강한 시장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밝혔다.
결국 디즈니+가 강조하는 K-콘텐츠 전략이 실제 시청자 결집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방송관계자 E는 "하반기 라인업의 완성도와 시청자 반응이 향후 디즈니+의 새로운 분기점을 결정짓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디즈니+가 한국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내고, 그 전략이 글로벌 시장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2026년은 그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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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인사이트①] 한국선 안 터져도…전략적 계산 'K-콘텐츠'
[디즈니+ 인사이트②] 5주년에도 막강 라인업…이제는 성과 필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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