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조진웅이 과거 소년범 전력이 드러난 후 은퇴를 선언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조진웅은 6일 소속사 사람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실망을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모든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고,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중단, 배우의 길에 마침표를 찍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저의 지난 과오에 대해 제가 져야 할 마땅한 책임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진웅의 은퇴는 최근 제기된 '소년범' 논란과 관련이 있다. 5일, 조진웅이 고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범죄에 연루되어 소년원에서 생활한 의혹이 보도되었다. 성인이 된 후 극단 단원을 폭행해 벌금형을 받은 사실과 영화 데뷔 이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전력도 폭로되었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대중은 조진웅이 과거에 연기한 정의로운 캐릭터와의 괴리를 느끼며 충격을 표출했다.
이로 인해 방송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조진웅이 내레이션을 맡은 SBS 다큐멘터리 '갱단과의 전쟁'은 급히 내레이션을 교체하고 새로 녹음했다. KBS는 2021년에 방송한 다큐멘터리 '국민특사 조진웅, 홍범도 장군을 모셔오다' 편을 비공식적으로 처리했다. 또한, 내년 방송을 목표로 제작 중인 tvN 드라마 '시그널2'는 조진웅이 주인공인 만큼 그의 분량을 줄이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tvN 측은 "논의 중"이라고만 전하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시그널2'는 2016년 '시그널' 방송 1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작품으로, 팬들의 기대가 컸다. 그러나 조진웅의 논란으로 인해 팬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이들은 김은희 작가와 이제훈의 과거 인터뷰를 재조명하며 "모두의 노력이 허사가 될 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진웅의 과거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7일 SNS에 "조진웅의 경우 청소년 시절에 잘못했고, 응당한 법적 제재를 받았다"며 "청소년 범죄는 처벌을 하면서도 교육과 개선 가능성을 높여 범죄의 길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소년사법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진웅이 어두운 과거에 함몰되지 않고 사회적 인정을 받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조진웅의 은퇴 발표 이후 방송계와 영화계에서는 그에 대한 퇴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미성년 시절의 잘못에 대한 비난이 소년법의 취지에 맞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조진웅은 그간 별다른 스캔들 없이 20년 넘게 연기 활동을 해왔으며, 최근에는 독립운동가 홍범도 재조명에 앞장서기도 했다. 그는 제80회 광복절 경축식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대표 낭독하기도 했다.
현재 방송가와 영화계에서는 조진웅의 연예계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미성년 시절이라고 해도 연예인의 도덕성에 대한 대중의 기준이 높다"며 "조진웅을 다시 캐스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처벌을 마친 미성년자의 과거를 문제 삼는 것이 과도한 여론 재판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한 중견 영화 제작자는 "청소년 시절의 잘못이 중범죄가 아니라면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이 소년법의 취지"라며 "오래전 처벌을 받은 미성년 시절의 잘못을 다시 끄집어내어 매장시키는 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건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진웅의 은퇴와 관련된 논란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논의로 확산되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어떻게 바라보고, 현재의 성과와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논란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회적 담론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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