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작가들의 신선한 대본…다양한 배우들로 채운 라인업
10편 작품 포함된 프로젝트…옴니버스의 맛..14일 밤 첫 방송
이형서 감독, 배우 방효린 이준, 정광수 감독, 배우 배윤경 김아영, 배은혜 감독, 배우 문동혁(왼쪽부터)이 KBS2 단막 프로젝트 '러브 : 트랙'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KBS2[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모든 것이 빨라진 시기, 어쩌면 단막극이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KBS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무려 41년간 이어온 단막극 정통에 달라진 환경에 걸맞게 새로운 시도를 더했다. 10편의 작품을 옴니버스로 묶어 다양한 사랑을 이야기하며 단막극의 매력을 극대화하겠다는 포부다. KBS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안방극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KBS2 단막 프로젝트 '러브 : 트랙'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의 영등포 CGV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퇴근 후 양파수프' 이영서 감독과 배우 방효린, '러브호텔' 배은혜 감독과 배우 김아영 문동혁, '별 하나의 사랑' 정광수 감독과 배우 이준 배윤경이 참석해 프로젝트와 각각의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러브 : 트랙'은 KBS가 41년간 이어온 단막극 전통 위에 새로운 시도를 더한 프로젝트다. 서로 다른 모양의 10가지 사랑 이야기를 로맨스 앤솔로지(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집) 형태로 풀어낸다.
이를 위해 KBS 극본 공모를 통해 발굴된 신인 작가들의 신선한 대본과 젊은 연출진, 그리고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조화를 이루며 완성도를 더했다. 작품마다 서로 다른 매력과 감정의 결을 지닌 배우들이 합류해 몰입도를 높이고 사랑이라는 한 가지 주제가 다양한 장르와 해석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입증할 예정이다.
각 작품은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여전히 낯선 감정을 30분 포맷에 응축했다. 특히 연애와 이별, 짝사랑, 가족애는 물론이고 노년부터 비혼, 소수의 사랑까지 담아 단편 특유의 유연한 형식 속에서 감정의 스펙트럼을 확장한다.
라인업에는 '퇴근 후 양파수프' '첫사랑은 줄이어폰' '러브호텔' '늑대가 사라진 밤에' '아빠의 관을 들어줄 남자가 없다' '김치' '별 하나의 사랑' '민지 민지 민지' '사랑청약조건' '세상에 없는 사운드트랙'까지 총 10편이 이름을 올렸다.
배우 방효린이 '퇴근 후 양파수프'를 통해 처음 KBS 단막극에 도전한 가운데 단막 작품은 시 같다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KBS2ㅁ◆ Track 01 : 퇴근 후 양파수프(극본 이선화, 연출 이영서)
먼저 첫 트랙 '퇴근 후 양파수프'는 지친 인생에 유일한 위로였던 양파수프가 메뉴판에서 지워진 이유를 알아내려는 남자와 요리사의 밀고 당기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동휘와 방효린이 출연한다.
이영서 감독은 "처음 해본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길을 가는 느낌도 있었는데 주인공 한두 명에게 완전히 몰입해서 만들 수 있었다. 군더더기나 곁가지가 없다 보니 '오히려 좋아'의 느낌이었다"고 '30분짜리 단막극'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방효린은 "평소에도 KBS 단막극을 좋아하다 보니 꼭 한번 해보고 싶었다. 좋은 극본과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참여 이유를 밝혔다. 이어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 안에 대사와 장면, 표정들이 함축적으로 담겨 있다 보니 시와 비슷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시를 좋아하다 보니 더 흥미롭게 참여할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또한 이동휘와의 호흡에 관해 "짧은 시간 안에서 감정의 폭을 어떻게 조절하고 변화시킬지 세심하게 대화하며 촬영에 임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문동혁(왼쪽)과 김아영이 KBS2 단막극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7년 연애한 커플의 케미를 어떻게 완성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KBS2◆ Track 03 : 러브호텔(극본 박민정, 연출 배은혜)
세 번째 트랙 '러브호텔'은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은 장기 연애 커플이 폭우에 발이 묶여 우연히 들어가게 된 모텔에서 살인마를 맞닥뜨리는 이야기다. 김아영과 문동혁이 주연을 맡아 7년 차 커플로 등장한다.
김아영은 첫 단막극 로맨스에 도전한 소감으로 "로맨스를 꼭 해보고 싶었다 보니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너무 재밌어서 가슴이 뛰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하지만 읽으면서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과 동시에 도전 의식도 생겼다. 떨림과 설렘이 공존했던 작품"이라고 밝혔다.
문동혁 또한 대본을 보자마자 충격이었다고. 그는 "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컸다. 기존 60분의 작품보다 훨씬 더 밀도 있게 엑기스를 뽑아냈다"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두 사람 또한 서로의 호흡과 케미에 자부심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김아영은 "상대 배우가 문동혁 선배님이라고 들었을 때부터 기대가 됐다"며 "실제로 감독님, 선배님과 함께 있을 때 셋의 시너지가 굉장했다. 현장에 가면 설명하기 힘든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문동혁은 자신의 캐릭터는 김아영이 만들어준 것이라며 모든 공을 돌렸다. 그는 "항상 어려운 역할을 맡는 편이다.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번엔 김아영이 함께해줬고, 난 거기에 묻어 따라가다 보니 캐릭터가 잘 만들어졌더라"고 말했다.
배우 이준(왼쪽)과 배윤경이 KBS2 단막 프로젝트 중 일곱 번째 작품인 '별 하나의 사랑'으로 로맨스 호흡을 맞춘다. /KBS2◆ Track 07 : 별 하나의 사랑(극본 이사하, 연출 정광수)
일곱 번째 트랙 '별 하나의 사랑'은 별점 신봉자인 5성의 남자가 소개팅 앱 시스템 오류로 겨우 1점인 여자와 재난 같은 소개팅을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이준과 배윤경이 호흡을 맞춘다.
정광수 감독은 "기획에 많은 신경을 썼다"며 "인물의 전사, 과거나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이 바로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게 정답인 것 같더라. 짧지만 선명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준은 10년 전 '드라마 스페셜 - 귀신은 뭐하나'로 KBS 단막극에 출연한 이후 오랜만에 '별 하나의 사랑'으로 돌아왔다. 10년의 간극 속에서 체감하는 차이들이 있을까.
그는 "과거에는 52시간제가 아니라서 일주일 내내 집에도 못 가고 촬영했었다. 머리 감을 시간도 없이 파우더만 바르고 촬영에 들어가곤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반면 요즘에는 집에는 보내준다고. 이준은 "이번 작품을 제안받고 당시의 기억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감독님이 그렇게 촬영하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웃어 보였다.
데뷔 18년 차인 스스로에게도 변화는 많았다. 이준은 "연기를 할 때마다 너무 떨려 왜 이렇게 긴장을 많이 하는지 고민이 많았을 정도"라며 "일례로 미니시리즈를 8개월을 찍으면 3개월은 계속 떨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단막극의 경우에는 일주일 안에 촬영이 끝나다 보니 '떨다 끝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오히려 긴장감 완화됐다. 지금까지 찍은 것 중엔 제일 긴장을 덜 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1박 2일', 유튜브 '워크맨' 등 예능으로도 활약 중인 이준인 만큼 이 지점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다. 그는 "아르바이트 갔다가 찍고 배달 갔다가 찍고 했다"며 "예능과 연기를 동시에 하니까 긴장이 자연스럽게 풀리는 좋은 효과가 있더라"고 덧붙였다.
반면 배윤경은 벌써 네 번째 단막극 참여다. "단막극을 너무 사랑한다"고 밝힌 그는 이번에도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라는 점까지 매력 포인트로 작용해 많은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다.
또한 배윤경은 "이준 선배가 격없이 다 받아주고 오히려 내게 편하게 하라고 해서 케미 좋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해 두 사람의 활약도 기대하게 만들었다.
KBS2 단막 프로젝트 '러브 : 트랙'이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밤에 방송될 뿐만 아니라 웨이브와 티빙을 통해서도 공개된다. /KBS2'러브 : 트랙'은 방송뿐만 아니라 티빙과 웨이브 등 OTT로도 공개해 시청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춘다.
이에 정광수 감독은 "시청률이 5%까지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치면서도 "시청률도 시청률이지만 여러 플랫폼에 공개되는 만큼 클립 등으로 확대 및 재생산되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조회수에 대한 욕심을 내고 싶다"고 전했다.
이영서 감독 또한 "최근 단막들이 0~1% 시청률을 받았던 아쉬운 기록이 있다. 이 기록을 살짝만 넘어가도 좋을 것 같아 2~4%를 노려보고 싶다"며 "나아가 티빙과 웨이브에서 1위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OTT의 장점은 언제든 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배은혜 감독은 "많은 시청자들이 내년에도 '러브 : 트랙'을 찾았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러브 : 트랙'은 오는 14일 밤 10시 50분 '퇴근 후 양파스프' '첫사랑은 줄이어폰'을 시작으로 28일까지 매주 일요일 밤 10시 50분과 수요일 밤 9시 50분에 각 2개의 에피소드를 공개한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이전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