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달력 품절 대란... 은행 창구 앞 '줄 서기' 열풍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중은행의 신년 달력 배포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모델 아이유를 내세운 탁상 달력이 큰 인기를 끌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웃돈을 얹어 판매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여러 지점에서 "2026년 달력 배부가 이미 모두 소진됐다"는 안내가 잇달아 붙고 있다. 매년 '걸어두면 돈이 들어온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은행 달력은 불황기일수록 수요가 증가한다. 그러나 올해는 물량이 적어 고객들의 아쉬움이 커졌다. ESG 경영 기조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은행권이 제작 수량을 지속적으로 줄인 것이 주된 원인이다.

지점별 배포 기준도 다양하다. 일부 지점은 주거래 고객에게 한정하거나 앱 이용 고객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신규 상품 가입자에게만 배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달력을 받으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은행원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는 "없다고 여러 번 안내했는데 고객이 '내가 몇 년째 거래한 줄 아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결국 지점 벽에 걸려 있던 전시용 달력을 가져갔다"는 글이 올라왔다.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매년 연말에 반복되는 달력 민원이 가장 곤혹스럽다는 푸념이 나오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곳은 우리은행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델 아이유를 앞세운 탁상 달력이 등장한 가운데, 우리WON뱅킹 앱에서 선착순 1만 명을 대상으로 무료 배포 이벤트를 진행하자 신청자가 폭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 역시 지난달 25일부터 앱 'NH올원뱅크'에서 선착순 2만 5000부를 배포했으나 개시 후 1시간도 되지 않아 전량이 소진됐다. 지점에서 확보하지 못한 소비자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무료로 지급되는 은행 달력은 5000원에서 1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아이유 달력의 판매가가 가장 높은 편이다.

은행들은 브랜드 개성을 살린 콘셉트형 달력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캐릭터 '스타프렌즈'가 문학작품의 명장면을 재해석한 일러스트 달력을 선보였고, 하나은행은 백남준 서거 20주기를 맞아 백남준아트센터와 협업한 달력을 제작했다. 신한은행도 자사 캐릭터 '신한 프렌즈'를 활용한 달력을 내놓으며 고객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은행권의 달력 제작 수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시중은행들은 각 100만~200만 부 수준의 신년 달력을 제작했다. 이는 2000년대 초반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연말이면 무료로 쉽게 얻을 수 있었던 은행 달력이 이제는 '귀한 몸'이 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달력 관련 민원이 매년 반복되면서 아예 제작하지 않거나 내부용으로만 배포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한 번 제작하면 일 년 내내 지점에 걸려 있어 홍보 효과가 크기 때문에 제작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달력 수요가 높은 점을 고려해 회사의 정체성을 담은 달력을 제작하여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어린왕자'와 '홍길동전' 등 문학작품의 한 장면을 월별로 표현한 탁상 달력을 선보였다. 하나은행은 백남준 작가의 작품 12점을 담은 달력을 제작하여 고객에게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신한 프렌즈' 캐릭터와 일러스트를 담은 달력을 내놓았다.

한편, 한국은행과 한국조폐공사가 제작한 달력도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조폐공사가 지난달 선보인 '돈달력'은 화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재활용하여 제작되었으며, 출시 하루 만에 전량이 완판됐다. 이러한 흐름은 시중은행 달력과 함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결론적으로, 올해의 달력 전쟁은 우리은행의 아이유 달력이 중심이 되어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높은 거래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은행들은 차별화된 콘셉트로 고객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매년 반복되지만, 올해는 특히 물량 감소와 함께 고객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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