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김지민이 신인 시절 겪었던 위계 중심 문화의 그늘을 꺼내 들며, ‘선후배 문화’와 ‘갑질’의 차이에 대해 솔직한 목소리를 냈다. 웃음을 직업으로 삼은 무대 뒤에서, 그는 분명한 피해 경험을 지나왔다고 고백했다.
10일 오전 10시 방송되는 SBS Plus 예능 프로그램 ‘이호선의 사이다’ 7회에서는 직장 내 갈등을 부추기는 이른바 ‘직장 빌런’ 사례들이 공개된다. 반복되는 실수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후배, 권력과 위계로 조직을 압박하는 상사 등 현실적인 사연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지민의 경험담은 유독 묵직한 공감을 자아냈다.
김지민은 개그맨 세계의 선후배 문화를 언급하며 “지금 직장 생활이랑 너무 비슷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신인 시절을 떠올리며 “겨우 쉬는 주말마다 불러서 선배 개인 코너 아이디어를 짜게 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자발적인 배움이 아니라,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진 호출이었다.
그는 당시를 “완전히 셔틀처럼 움직였다”고 표현했다. 선배의 요청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된 시간과 노동은, 돌이켜보면 교육이나 조언의 영역을 넘어섰다는 인식이다. 이에 대해 이호선은 즉각 “이건 선후배 간의 문제가 아니라, 전형적인 권력형 갑질”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지민의 이야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흘러 선배가 된 이후의 경험도 함께 꺼냈다. 준비를 반복해서 미루는 후배에게 한 번쯤은 지적을 했는데, 돌아온 말은 “선배님도 아무것도 안 하시잖아요”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는 원래 ‘지금 같이 빨리하자’며 넘기는 편이었다”고 말하며, 후배에게 권위를 앞세우기보다 함께 가려 했던 태도를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김지민의 고백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단순히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갑질을 당해본 사람으로서, 자신이 같은 구조를 반복하지 않으려 애써왔음을 드러냈다. 경험이 곧 기준이 되었고, 그 기준은 ‘위계’가 아니라 ‘존중’이었다.
제작진은 “이번 회차에는 월급 루팡, 내로남불, 갑질 막말 등 직장에서 흔히 마주하는 빌런들이 등장한다”며 “김지민의 사례는 특히 선후배 문화로 포장된 갑질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지민의 고백은 과거를 폭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한 이야기다. 선배라는 이름으로 요구할 수 있는 것과, 결코 넘어서서는 안 되는 선이 어디인지. 그의 경험은 여전히 많은 직장과 조직에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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