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이제는 모두가 알아야 할 '제주 4.3 사건'(종합)


염혜란, '폭싹 속았수다' 이어 다시 한번 제주 출신 役
신예 신우빈·최준우 "출연 전엔 잘 몰랐던 역사, 책임감으로 준비"


배우 염혜란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 내 이름은이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배우 염혜란이 주연으로 나선 영화 '내 이름은'이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제주 4.3 사건'이 공론화된 지 오래지만 여전히 모르는 사람이 존재한다. 당장 이 영화에 출연하는 청년 배우들은 출연 전까지 사건을 제대로 몰랐거나 해당 역사를 배웠는지 인지조차 하지 못한 배우도 있을 정도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단순한 영화가 아닌,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하나의 기록으로 다가온다.

영화 '내 이름은'(감독 정지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일 오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과 배우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이 참석해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내 이름은'은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세 아들 영옥(신우빈 분)과 까맣게 잊힌 1949년 제주의 아픈 기억을 되찾으려는 어머니 정순(염혜란 분)의 궤적을 쫓는 작품이다. 평화로운 제주 풍광 이면에 가슴 깊이 묻어뒀던 78년 전의 슬픈 약속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가장 아픈 비밀에서 찬란한 진실로 나아가는 두 세대의 뭉클한 서사를 그린다.

정지영 감독은 "4.3 사건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지만, 이를 영화로 제작하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며 "그러던 중 제작사 대표가 4.3 평화제단에서 당선된 '내 이름은' 시나리오를 갖고 왔는데 이름을 찾아가는 소재가 좋았다. 다만 시나리오 자체는 마음에 들지 않아 2년 동안 이야기를 열심히 고쳐서 만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해당 작품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분에 초청돼 외신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에 정 감독은 "외국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보니 이 대본을 갖고 온 제작사 대표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염혜란이 어머니 정순 역을 맡아 자신의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가며 잊혀서는 안 되는 사건을 관객에게 전한다.

염혜란은 "실제 있었던 사건이기 때문에 접근이 조심스러웠지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문학적으로 매력적인 이야기였다"며 "특히 이 이야기가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는 데다 올해로 78주기인 이 사건을 현재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를 다루는 게 매력적이었다"고 작품에 끌린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정순도 평평하거나 전형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다. 이 사건을 바라볼 때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한 인물이 대칭적이고 입체적으로 보였기 때문에 연기해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염혜란은 지난해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광례에 이어 다시 한번 제주 출신 역할을 소화했다. 두 캐릭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염혜란은 "두 캐릭터 모두 한국의 역사를 온몸으로 견뎌온 강인한 어머니라는 점은 비슷하다 "며 "다만 광례에 비하면 정순은 명이 길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염혜란은 정순의 기억 속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감독님의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말이 있다"며 "정순이 현실을 살아낸 우리와 비슷했으면 했다. '잊고 살아도 조금 불편할 뿐 괜찮다고, 굳이 기억을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고 전했다.

배우 염혜란 외에도 신예 신우빈 최준우, 배우 박지빈이 영화 내 이름은에 출연해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을 맡는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배우 염혜란 외에도 신예 신우빈 최준우, 배우 박지빈이 영화 '내 이름은'에 출연해 또 다른 이야기의 축을 맡는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신우빈이 정순의 손자뻘 알들 영옥 역을 연기한다. 특히 신우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영화는 물론이고 첫 데뷔한다. 이에 신우빈 "처음 찍는 영화다 보니 이런 자리도 처음이라 무섭다"면서도 "동시에 설렌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준우는 영옥의 단짝이자 불의에 굴복하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지닌 민수로 분한다. 박지빈이 교실 내의 권력 구조를 뒤흔드는 서울에서 온 전학생 경태 역을 맡았다.

제주 4.3 사건은 1990년대 이후부터 금기 영역에서 벗어나 교육 과정에서 다뤄지기 시작했다. 이에 2006년생인 신우빈 최준우와 1995년생인 박지빈의 시각도 궁금했다.

다만 신우빈은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건지 배운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4.3 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아 대신 영상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고 밝혔다. 대신 그는 "4.3 사건을 겪은 한 가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최준우는 "중학교 때 배운 기억은 나지만 당시에는 역사 점수만 좇다 보니 깊게 생각해 보진 못했다"면서 "이번 작품을 하면서 책임감을 갖고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해 이를 기회로 책과 다큐멘터리 등을 많이 찾아보려고 했다"고 전했다.

박지빈 또한 "이 영화를 통해 잘 몰랐던 일과 역사를 알게 됐던 작품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경태가 영옥에게 주는 메시지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 내 이름은에 관해 무겁지만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짚었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정지영 감독은 영화 '내 이름은'에 관해 무겁지만 꼭 봐야 할 영화라고 짚었다. /렛츠필름, 아우라픽처스

작품은 4.3 사건을 큰 소재로 다루지만 동시에 베트남 참전과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가족의 삶을 보여주기도 한다. 역사적 피해자들을 전반적으로 아우른 이유가 있었을까.

정 감독은 "모든 피해자를 등장시키는 이유를 물으면 감독은 참 난처하다. 그걸 왜 넣었을지 해석하고 분석하는 것이 관객들이 할 일"이라고 짚었다.

이내 "그렇지만 질문이 나왔으니 답을 하자면, 주인공인 정순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담고 싶었다. 4.3 사건도 광주 민주화 운동도 베트남 참전도 결국은 사회의 폭력"이라며 "이것이 결국 우리의 얼굴이라고 생각하며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맛보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정 감독 "아픈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힘이 모였다. 이 영화는 어떤 특정 투자자가 없다. 영화 크레디트에 올라온 수많은 사람들 덕분에 이 영화를 시작했다"며 "원래는 60~70억 정도 들 텐데 배우와 스태프는 물론이고 나까지 많은 분들이 희생했다"고 강조했다.

염혜란 또한 "귀하게 세상에 나온 작품 잘 부탁드리고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내 이름은'은 오는 15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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