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홍의 클로즈업] 공연계 '이중고'...대관 횡포에 적자 악순환


평화의 전당, 특정 기획사에 위임…'비용 가중' 원성
외부 용역 '갑질' 논란...합리적 관리 시스템 '절실'


가수 효린이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 참석해 축하무대를 펼치고 있다. /더팩트 DB 가수 효린이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평화의전당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 참석해 축하무대를 펼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강일홍 기자] K팝으로 대변되는 한류 아이돌의 해외 열기에도 불구하고 기대했던 국내 콘서트 분위기는 예전 같지가 않습니다. 4월부터 '쌍끌이 전국투어'에 나선 '미스터트롯2'나 '불타는 트롯맨' 콘서트는 연중 최고 성수기인 5월에도 객석을 다 채우지 못해 공연기획자들이 수지타산에 전전긍긍하는 처지입니다.

레전드급 기성가수들의 콘서트도 대폭 축소되는 상황인데요. 관객들의 외면으로 콘서트 일정마다 차질을 빚고 취소가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죠. 당초 4회로 기획됐던 '2023 조용필 & 위대한탄생 콘서트'는 지난달 서울과 대구 등 두번 공연으로 축소 마무리됐습니다. 전반적으로 열기가 식고 생동감을 잃은 분위기입니다.

공연계 한숨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끝났는데 공연 열기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죠. 이런 상황은 지방자치단체 각종 행사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축제 시기에도 예년 같은 활력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열기가 식으면서 업계의 고통이 가중되는 형국인데요. 공연기획자들이 울상을 짓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경희대학 평화의 전당은 체육시설이 아닌 단일 문화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재 외부 업체가 대관용역을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 당시 평화의 전당 실내 전경. / 온라인커뮤니티 경희대학 평화의 전당은 체육시설이 아닌 단일 문화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재 외부 업체가 대관용역을 위임받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뮤지컬 '나폴레옹' 공연 당시 평화의 전당 실내 전경. / 온라인커뮤니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보다 약 1.5배 대관비, '비싼 제작비' 감수 불가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은 최대 4500석의 공연 활동이 가능한데요. 체육시설이 아닌 단일 실내 문화공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객석 크기만 따지면 세종문화회관(3022석) 예술의전당(2200석) 충무아트센터(1255석) 샤롯데씨어터(1240석) 국립극장(1200)을 뛰어넘습니다. 그래서 대중 콘서트장으로 자주 활용되는 곳이죠.

이런 평화의 전당이 최근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 '대관 갑질 의혹'으로 번져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평화의 전당은 애초 공연장이 아닌 교육용으로 등록돼 있어 전기료 상하수도료 등 일부는 감면혜택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연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보다 오히려 약 1.5배 정도 비싼 제작비를 감수해야하는 형편입니다.

현재 대중 스타들이 콘서트를 진행할 만한 국내 공연장이 태부족이다 보니 공연기획사들은 대관에 경쟁적으로 매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예정된 공연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대관료를 감수하다 보면 수지타산을 맞추기도 힘들죠. 이 때문에 기본 시설 외에 추가 공간 임대를 포기하고 공연장 로비에서 사무를 보는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은 최대 4500석의 공연 활동이 가능하다. 사진은 공연장이 아닌 교육용으로 등록돼 있어 전기료 상하수도료 등 일부 감면혜택을 받는 평화의 전당 외부 전경. /온라인커뮤니티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은 최대 4500석의 공연 활동이 가능하다. 사진은 공연장이 아닌 교육용으로 등록돼 있어 전기료 상하수도료 등 일부 감면혜택을 받는 평화의 전당 외부 전경. /온라인커뮤니티

공연 관계자들, "동종 업체 하청과 재하청의 고리 석연찮다" 지적

구조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 알고 보니 경희대 평화의 전당은 외부 업체에 위임 대관을 하고 있었습니다. 대학 측은 특정 공연기획사에 대관 운영을 맡기고, 이 업체는 또다른 업체에 위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공연장의 경우 대관 위탁관리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하청과 재하청의 '고비용 구조'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평화의 전당 공간이 꼭 필요한 기획자들은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대관 위탁 권한을 받은 결정권자가 같은 공연기획자이다보니 공정할 수가 없죠. 친소관계나 대관을 전제로 그에 상응하는 비즈니스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본인도 공연을 해야 하는 입장이니까요. 대관 장사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원사 관계자)

공연기획자들은 같은 공연기획자에 대관을 위임하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고 절대 투명할 수도 없는 구조라고 말합니다. 현실과 동떨어진 위탁 대관 횡포에 비용이 가중되고, 적자의 악순환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결국 K팝의 풀뿌리인 국내 공연계는 비싼 대관료에 객석 열기마저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합리적 관리시스템이 절실해보입니다.

ee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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