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 드라마 '뉴토피아'서 '발연기' 혹평
신보 'AMORTAGE' 초동 반토막에 음원도 부진

[더팩트 | 정병근 기자] 지수는 배우로서 연기 호평을 받고 동시에 가수로서도 커리어 하이를 이어가며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그 반대가 될 위기다.
블랙핑크는 2023년 12월 YG엔터테인먼트와 그룹 계약을 체결했지만 멤버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네 멤버는 2024년부터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했고 지수는 친오빠의 손을 잡고 1인 기획사 블리수에서 새출발을 알렸다. 리사, 제니, 로제는 지난해 연달아 신곡을 발표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반면 지수의 첫발을 좀 늦은 2025년에서야 시작됐다.

지수는 가수뿐만 아니라 배우 욕심도 크다. 작품은 편성까지 시간이 걸리다 보니 시작이 늦은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긴 기다림 끝에 그 욕심을 채우고 뽐낼 좋은 기회가 생겼다. 지난 7일 쿠팡플레이 드라마 '뉴토피아'가 처음 공개됐고 일주일 뒤인 14일 솔로 앨범 'AMORTAGE(아모르타주)'을 발매하게 된 것. 잘만 해낸다면 그야말로 '지수 타임'이다.
'뉴토피아'는 지난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월까지 방송한 JTBC 드라마 '설강화 : snowdrop(스노우드롭)'에서 단번에 여자 주인공을 꿰찬 지수가 3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이번에도 여자 주인공이다. '설강화'에서 '발연기' 꼬리표가 붙은 지수는 3년 동안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배우로서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1회부터 불안불안하더니 2회에서 '발연기' 꼬리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첫회는 비교적 잔잔하게 흘러가 지수의 연기가 도드라져보일 여지가 많이 없었다. 2회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사건들이 벌어지면서 지수의 연기력이 중요한 시점이 왔다. 결과는 방송 후 작품에 대한 얘기보다 여기저기 '지수의 발연기'만 도배됐다.
어떤 신이냐에 따라 무난해 보이는 장면들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혼자만 튀는 톤과 긴박하게 소리쳐야 하는 장면에서 도리어 답답함을 자아내는 발성이 몰입을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그렇다 보니 미모까지 포기해가며 잔뜩 일그러트리는 표정들이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듯 과장되게 보인다.
'설강화' 이후 3년여가 지났는데 나아진 점을 찾기 어렵다 보니 작품 간담회 당시 "지수가 일주일에 4일씩 시간을 내 대본을 리딩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했다. 우려나 어려움은 없었다"던 윤성현 감독의 말이 어리둥절할 정도다. "8회까지 보면 지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도 했는데 그러기엔 3회도 거기서 거기다.

지수는 블랙핑크 활동을 하면서 해외에서 굳건한 팬덤을 쌓았고 해외 판매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중요한 드라마 제작사에선 지수가 매력적인 카드다. 다만 지수가 '발연기' 꼬리표를 떼고 인정받는 배우로 거듭나려면 '일주일에 4일씩 시간을 내서 연습'을 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오롯이 자신을 걸고 올인을 해야 하지 않을까.
'발연기'로 온라인이 도배되는 시점에 솔로 앨범 'AMORTAGE'가 나왔다. 이 앨범은 지수에게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2년여 만의 솔로 신곡이고 싱글이 아닌 첫 앨범이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에서 나와 차린 1인 기획사 블리수에서 가수로서 내놓는 첫 결과물이다. 성과를 거론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전작에 한참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수는 YG엔터테인먼트 시절인 2023년 3월 블랙핑크 멤버들 중 솔로 프로젝트 마지막 주자로 나서 싱글 'ME(미)'를 발표했다. 타이틀곡은 '꽃'. 당시 싱글은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117만 장을 기록하며 지수는 단번에 그룹에 이어 솔로로도 밀리언셀러가 됐고 '꽃'은 써클차트에서 그해 연간 17위에 오를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번 앨범은 발매 5일 차인 18일까지 한터차트 기준으로 약 47만 장 팔렸다. 초동 50만 장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솔로 가수로서 상당한 판매량이다. 다만 홀로서기의 첫 결과물이 전작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앨범 판매량보다 도 눈에 띄는 건 음원차트 순위다. 타이틀곡 'earthquake(얼스퀘이크)'는 발매 당일 멜론에서 일간차트 77위를 기록했는데 18일 일간차트는 92위다. 최근 천천히 순위를 끌어올리다 상위권까지 가는 경우가 제법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볼 여지는 있지만 당장은 톱100 유지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earthquake'에서 지수가 들려주는 보컬도 다소 아쉽다. 지수는 탁한 듯한 중저음이 매력적인 보컬이다. 그 톤이 이 곡에선 매력이 반감된다. 멜로디와 보컬은 단조롭고 가성을 많이 사용해 고조돼야 할 부분에서 힘을 잃는다. 그렇다 보니 'I think I'm gonna(아이 띵크 아임 거너)'라고 반복해서 내지르는 고음 구간도 밋밋하게 느껴진다.
배우와 가수로 연달아 컴백한 지수는 새 앨범 활동에 이어 상반기 중 마닐라, 방콕, 도쿄, 마카오, 타이페이, 홍콩, 하노이 등 아시아 7개 도시에서 2025 팬미팅 투어 'LIGHTS, LOVE, ACTION!(라이츠, 러브, 액션!)'을 이어간다. 지수가 솔로로 진행하는 아시아 투어는 지난 2016년 블랙핑크로 데뷔한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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