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유수민 감독의 성장통이 만든 '약한영웅'의 성장


시즌1의 '성장통', 시즌2의 '화해'…유수민 감독의 경험
한준희 기획총괄의 지지…"웨이브도 넷플릭스도 모든 노력 덕분"


유수민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연출을 맡은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돌이키며 매 시즌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유수민 감독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연출을 맡은 그는 자신의 경험담을 돌이키며 매 시즌 주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시즌1도 시즌2도 뭐 하나 쉽지 않았다. 그렇게 4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연시은의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이 진정성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유수민 감독이 '나'의 성장을 돌이키며 쓴 캐릭터들의 '성장'이 있었기에 단단해진 '약한영웅' 속 모든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기획총괄은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시리즈 '약한영웅 Class(클래스)2'(감독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2')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즌1부터 연출과 총괄 기획으로 함께한 두 사람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달 25일 8부작 전편 공개된 '약한영웅2'는 앞서 지난 2022년 공개된 '약한영웅1'의 다음 이야기다. 시즌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렸다.

사실 '약한영웅'은 웨이브 오리지널로 공개됐던 작품이다. 시즌1이 호평받으며 '웨이브의 효자'로 불렸던 작품인 만큼 시즌2 역시 웨이브와 함께할 줄 알았으나 여러 사정으로 인해 플랫폼을 옮겨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이에 한 총괄은 "모든 작품이 그렇듯 플랫폼 이동을 떠나서 제작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적인 일이다. 지난한 과정은 있었지만 감사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크다. 감독님을 비롯해 '약한영웅'이라는 작품을 이어가기 위해 배우들은 물론이고 웨이브도 넷플릭스도 선의를 가지고 노력했다. 이것만큼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플랫폼 이동이라는 과정이 있었지만 반응은 오히려 폭발적이었다. 시즌2에 앞서 먼저 공개된 시즌1이 3년 전 작품의 재공개임에도 불구하고 5일 만에 시청 수 총 670만 뷰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권 시리즈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새롭게 공개된 '약한영웅2' 역시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비영어 TV쇼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적인 화제성을 입증했다.

이에 "좋으면서도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힌 유 감독은 "시즌1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를 시즌2에서 다시 한번 보여드릴 수 있고 이렇게 매듭지을 수 있었다는 점만큼은 확실히 좋았다"고 전했다.

웨이브와 넷플릭스에서 시즌1, 2가 차례로 공개된 약한영웅 시리즈의 한준희 기획총괄이 플랫폼을 옮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웨이브와 넷플릭스에서 시즌1, 2가 차례로 공개된 '약한영웅' 시리즈의 한준희 기획총괄이 플랫폼을 옮기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약한영웅'이 처음부터 시즌1과 2를 나눠 기획된 건 아니었다. 한 총괄은 "아닌 작품도 있겠지만 '약한영웅'은 잘 되고 반응이 있어야 다음 시즌을 생각할 수 있었다. 단지 시즌1이 잘 된다면 시즌2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정도만 생각했었다"고 돌이켰다. 유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사실 난 당시 너무 힘들어서 더는 할 힘이 없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안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2를 위해 나서게 된 이유가 있었을까. 두 사람은 "연시은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즌1 당시 시은이가 안타까운 상태로 이야기가 끝나잖아요. 작가이자 감독으로서 잔인하게 느껴졌어요. 저를 만나지 않았다면 잘 살아 갔을 텐데 괜히 저라는 감독을 만나 행복이라는 게 어떤 감정인지 느끼게 해줬다가 뺏는 기분이 들었죠. '연시은을 다시 웃게 해야겠다'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어요."(유 감독)

유 감독이 '약한영웅2'를 준비하며 가장 먼저 떠올린 키워드는 바로 '화해'였다. 그는 "아무래도 '약한영웅'이라는 작품이 고등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나. 때문에 필연적으로 성장담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시즌1 때는 내가 어떻게 어른이 됐을지 생각했더니 많이 아팠던 기억이 났다. 그래서 '성장통'을 통해 단단해지는 과정에 집중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시즌2는 그다음 과정이 무엇일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단어가 '화해'였다"며 "여러 가지의 화해가 있다. 옆 사람과의 화해, 부모와의 화해, 나아가 내가 밉고 세상이 밉다가도 모든 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서 드러나는 화해까지. 이런 것도 성장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현시대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로 각색해야 하는 만큼 사전 조사는 필수였다. 이를 위해 오픈 채팅방에 잠입 아닌 잠입까지 했다는 유 감독이다.

"10대들의 오픈 채팅방이 패션방, 학업방, 헬스방, 우울증방 등 정말 다양해요. 그곳에 나이와 이름을 속이고 들어가 최대한 말수를 적게 하며 활동했죠.(웃음) 그러면서 느낀 건 유행은 변할지라도 본질적인 성질은 우리가 어릴 때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에요. 반대로 놀란 건 우울증 방이에요.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다니고 수면제를 처방받더라고요. 많은 친구들이 스트레스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 놀랐습니다."

약한영웅 시리즈를 연출한 유수민 감독이 자신의 동생이자 배우인 유수빈 배우를 감독으로서 그리고 친형으로서 존경하는 배우이자 동생이라고 칭찬했다. /넷플릭스 '약한영웅' 시리즈를 연출한 유수민 감독이 자신의 동생이자 배우인 유수빈 배우를 감독으로서 그리고 친형으로서 "존경하는 배우이자 동생"이라고 칭찬했다. /넷플릭스

다만 앞선 시즌이 있다는 점은 그만큼 많은 비교선상에서 평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점이기도 했다. 실제로 안수호(최현욱 분)는 박후민(려운 분), 오범석(홍경 분)은 서준태(최민영 분)로 '약한영웅1'과 '약한영웅2'의 캐릭터들이 초반 대구를 이루는 만큼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유 감독은 "누구와 누구를 똑같이 배치했다기보다는 시즌1의 조각들을 다 함께 나눠 갖고 있는 것 같다"며 "그 안에서 통일성을 구축하되 변주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안수호와 박후민이 다른 지점은 '리더'로서의 모습이다. 유 감독은 "후민은 리더로서 전체를 움직인다면, 수호는 시은을 위해 많이 움직였다. 즉 후민이는 더 큰 책임감으로 움직이는, 작품 속에서 시은과 달리 또 다른 성장을 보여주는 인물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런 점에서 준태의 역할도 중요했다. 유 감독은 "준태는 범석과 같은 상황에 처하지만 범석과 다른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둘의 시작점은 같지만 결말이 너무도 다르다. 준태는 조금 더 희망적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유 감독과 한 총괄이 두 시즌을 이어오며 가장 고마운 사람은 역시 시리즈를 이끈 주역 연시은 역의 박지훈이었다.

유 감독은 "연시은이란 소년이 당연히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신기한 건 연시은의 캐릭터가 박지훈의 몸과 마음에 남아있다는 점이다. 2년 만에 시즌2 첫 촬영을 하는데 시즌1과 같은 인물처럼 연기를 하는 걸 보고 놀랐다. 타고난 재능이 엄청나며 보는 사람을 설득하는 힘이 강한 배우"라고 극찬했다.

배우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유 감독의 친동생이자 배우 유수빈을 빼놓을 수가 없었다. 극 중 최효만 역을 맡은 유수빈은 시즌1 특별출연에 이어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등장하며 더욱 풍성한 작품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유 감독은 "시즌1에서 시즌2를 이어갈 때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해줄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배우로서 유수빈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연기도 잘하지만 현장에서의 태도도 괜찮다. 실제로 수빈이가 오는 날이면 현장 분위기가 밝았다. 동생들을 잘 이끌어가면서 리허설도 주도하더라. 고마웠다"고 밝혔다.

"동생으로서는 어떤 사람이냐고요? 제가 쇼윈도로 말씀드리는 게 아니라 정말로 엄청 존경스러운 동생이에요. 어린 나이부터 활동을 했었고 재능도 있는데 발전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아요. 지금도 대학교 친구들과 연기 스터디를 해요. 늘 생각합니다. 동생이지만 훌륭하고 존경스럽다고요."

약한영웅2의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기획총괄이 약한영웅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을 추측했다. 이어 시즌3에 대한 언급까지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넷플릭스 '약한영웅2'의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기획총괄이 '약한영웅'이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비결을 추측했다. 이어 시즌3에 대한 언급까지 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넷플릭스

시즌3에 대한 관심도 이어졌다. 다만 '약한영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던 유 감독은 당분간 휴식을 선택했다. 그는 "4년 가까이 달려온 작품이다. 시즌2를 마친 후 아직은 쉬고 있다"며 "작품 때문에 신혼여행도 못 갔었다. 이번 휴식 기간에 가려고 한다. 그러면서 리프레쉬도 하며 이후를 생각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약한영웅' 시리즈가 이어진다는 건 그만큼 다음 시즌을 보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유 감독과 한 총괄이 생각하는 '약한영웅'의 인기 비결이 궁금했다.

한 총괄은 "약자가 강자를 상대로 해내는 이야기가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서사가 아닐까 싶다. 여기에 '액션'이라는 장르적인 외피 세팅을 잘 해줬기 때문에 국내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이 보기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약한영웅3'의 이야기도 멀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유 감독과 한 총괄은 마지막까지 시즌2 시청을 독려했다.

"넷플릭스에서 시즌2 전편이 끝나면 자동으로 시즌1으로 넘어가더라고요. 시즌1이 끝나고 시즌1으로 넘어가는 건 당연하고요.(웃음) 그렇게 자연스럽게 여러 번 봐주신다면 다르게 다가오는 지점이 분명한 작품입니다. 많이 봐주시고 무엇보다 많은 소문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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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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