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짐 들고 산 오르며 셰르파의 삶 체험
매주 일요일 저녁 9시 10분 방송

[더팩트 | 김명주 기자]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이하 '태계일주4')가 초심을 되찾고 역대급 고생길이 가득한 처절한 여행기로 돌아왔다. 시리즈의 스핀오프 '태어난 김에 음악일주'(이하 '음악일주')의 아쉬움을 지우고 기안84 특유의 야생적인 매력과 다양한 문화의 삶과 사람에 녹아든 진정성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 11일 첫 방송한 MBC 예능 프로그램 '태계일주4'는 기안84를 필두로 이시언 빠니보틀 덱스가 세상에서 가장 높고 험준한 고산지대인 차마고도를 따라가는 여정을 담는다.

이번 시즌은 시즌1 아마존의 풀, 시즌2 인도의 불, 시즌3 마다가스카르의 물에 이어 산을 주제로 한 완결편 여정이다. 네팔 에베레스트 지역을 시작으로 소수민족들의 독특한 문화와 삶을 생생히 전달한다.
'태계일주4' 역시 지난 시즌들과 같이 기안84의 버킷리스트에서 시작됐다. 어릴 적 시청한 차마고도 다큐멘터리를 통해 히말라야 셰르파(네팔의 산악 지대에 거주하는 민족이자 히말라야를 오르는 산악인 등의 짐꾼으로 활약하는 이들을 이르는 말)의 삶에 대한 깊은 호기심을 품었던 그는 첫 회에서 이번 여정의 첫 주자로 나서며 먼저 네팔로 향했다.
기안84는 방송 내내 날 것의 매력으로 자연스러운 재미를 전했다. 네팔에서 에베레스트의 첫 시작점인 루클라로 향하기 위해 헬리콥터를 탄 그는 아찔한 높이에 쩔쩔매면서 짠내나는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히말라야 거리 한복판에서 웃통을 벗고 티셔츠를 갈아입는 파격적인 행동을 선보이고 점심 식사를 위해 방문한 식당에서 현지인들이 먹고 있던 음식을 주문해 맨손으로 식사하면서 기안84만이 가진 특유의 야생적인 적응력을 뽐냈다.

현지인들과 거리낌 없이 밀착하는 모습은 진정성을 드러냈다. 식당에서 만난 셰르파들과 대화하던 기안84는 어린 나이에 셰르파 일을 한다는 두 사람을 보고 동행을 제안했다.
직접 셰르파 일을 해보기로 한 기안84는 30㎏에 달하는 짐을 이마에 매고 등반을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풀릴 만큼 고된 산행에도 포기하지 않고 동행한 셰르파와 함께 산을 올랐다. 이어 셰르파와 함께 숙박까지 하면서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기안84는 "멀리서 보면 동화, 가까이서 보면 다큐"라고 말하며 현지 셰르파들의 삶의 가까이서 느꼈다.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성찰하며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삶과 사람을 만나는 사골육수 같은 진한 맛의 여정을 보여줬다.
방송된 것은 1회뿐이지만 날 것의 매력과 진정성은 충분하게 드러난 '태계일주4'는 스핀오프 '음악일주'의 혹평에 초심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방송된 '음악일주'는 '태계일주' 시즌1·2·3가 4~6%대의 시청률을 보여준 것과 달리 3%대의 성적에 머물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마치 섭외된 듯한 인물이 연이어 등장하면서 '태계일주' 시리즈 특유의 자연스러운 매력이 반감됐고 우연에 우연이 거듭되는 상황이 연출된 느낌과 어색한 전개로 이어지면서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자아냈다.

다시 날 것의 진정성이라는 본연의 매력으로 돌아온 '태계일주4'는 첫 회 시청률 3.8%(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하면서 '음악일주'의 첫 회 3.6%보다 선방했지만 이전 시즌들의 첫 회보다는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다만 MBC에 따르면 2049 시청층에서는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첫 회가 2049 시청률 2.3%, 2049 분당 최고 시청률 3.6%를 기록하며 '태계일주' 전 시리즈의 첫 방송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지난 8일 열린 '태계일주4' 제작발표회에서 기안84는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뿌듯하기도 했다. 박수칠 때 떠나는 게 멋지지 않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 말하면서 시리즈의 마지막을 언급했다. 반면 '태계일주' 시리즈를 연출한 김지우 PD는 "시즌2 때도 '마지막이다. 후회 없이 여행 하자'는 마음으로 떠났다. 시즌3 때도 '이건 진짜 마지막이야'라는 생각으로 했다"며 시즌이 이어질 여지를 뒀다.
'태계일주' 시리즈가 시즌4로 막을 내릴지 또 다른 시즌으로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태계일주4'의 인기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기안84의 여정만 공개돼 이시언 빠니보틀 덱스가 합류하기 이전인 만큼 앞으로 '태계일주4'가 보여줄 진한 맛의 여정에 기대감이 모인다.
'태계일주4'는 매주 일요일 밤 9시 10분에 방송한다. 다만 18일에 방송하는 2회는 밤 10시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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