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초점] '언슬전' 종영…성장담 대신 러브라인으로 체면치레


0%대까지 찍은 tvN…깊어지는 수렁 속 빛이 된 '언슬전'
성장담 표방했지만 러브라인으로 더 주목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0%대 시청률까지 기록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tvN의 숨통이 드디어 트였다. 공개 전까지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기대작은 기대작이었던 걸까.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고윤정과 정준원의 러브라인을 내세운 가운데 매주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고 화제성을 장악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달 12일 첫 방송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극본 김송희, 연출 이민수, 이하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총 12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18일 막을 내렸다.


작품은 tvN에서 시즌2까지 방송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첫 스핀오프 드라마다. 이에 '언슬전'은 앞선 시즌과 달리 율제병원 본원 대신 종로 분원을 배경으로 한다. 여기에 기존 출연진 대신 고윤정을 중심으로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청춘 배우들이 새롭게 출연한다.

사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당초 지난해 5월 김수현 김지원 주연의 '눈물의 여왕' 후속으로 방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부가 향후 5년간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씩 1만 명 늘리는 증원안을 발표하자 이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파업 및 집단 사직을 강행한 이른바 '전공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되며 계속해서 편성이 미뤄졌다.

결국 1년간 표류하던 작품은 2025년 '중증외상센터' '하이퍼 나이프' 등 의학 드라마들에 이어 새롭게 편성을 확정했다.

tvN의 입장에서는 '언슬전'에게 거는 기대가 컸을 터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공개되는 작품마다 참혹한 성적표를 받으며 tvN의 정체기가 길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500억 원의 제작비와 스타 배우 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최저 1.7%를 찍은 '별들에게 물어봐'는 물론이고 '감자연구소'는 1.1%까지 떨어지더니 '이혼보험'으로 0.9%라는 최악의 성적표까지 받았다.

tvN으로서는 어떤 작품이든 분발이 절실한 상황. 그리고 그런 tvN의 바람에 응답하듯 '언슬전'이 체면치레를 하는 데 성공했다. 첫 회 시청률 3.7%로 시작한 작품은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최종회를 앞두고 11회에서는 다소 주춤하긴 했지만 결국 마지막 8.1%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뿐만 아니라 TV-OTT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4주 연속 1위(13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를 차지하며 인기도 입증했다.

사실 작품 자체는 고윤정을 제외하고는 신예 배우들로 구성된 만큼 '슬의생'과 달리 스타 파워를 기대하긴 힘들었다. 또한 작품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인해 다소 낮은 관심 속에서 시작한 뒤 입소문을 탄 셈이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터다. 먼저 전작인 '슬의생'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실제로 '언슬전'은 '슬의생'의 주역 배우들인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 안은진 배현성 등이 거의 매회 특별출연으로 등장하며 기존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OST로도 힘을 보탰다.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가 4년 만에 미도와 파라솔로 다시 뭉쳐 오는 '언슬전' OST를 발표하며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1년 차 레지던트들의 성장담을 내세운 가운데, 작품 자체는 병원 에피소드보다 러브라인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tvN tvN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1년 차 레지던트들의 성장담을 내세운 가운데, 작품 자체는 병원 에피소드보다 러브라인으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다. /tvN

'언슬전'의 가장 큰 인기 요인은 따로 있으니 바로 극 중 오이영(고윤정 분)과 구도원(정준원 분)의 러브라인이다. 두 사람은 각각 1년 차 전공의 오이영과 레지던트 4년 차 구도원을 맡았다. 사돈으로 엮인 두 사람은 점차 러브라인을 형성했고 오이영의 직진 고백은 안방극장에 설렘을 안겼다.

초반만 해도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비주얼 '케미'를 이유로 들며 반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려 속에서 시작한 '언슬전'은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을 지워내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작품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도 여전히 존재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몇 전공의들이 복귀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다고는 하지만 이미 1년 이상 이어진 전공의 공백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때문에 환자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공의들의 성장담을 강조한 '언슬전'은 '전공의들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다.

그렇다 보니 작품이 표방한 1년 차 레지던트들의 성장담보다는 주인공의 러브라인으로 더 주목을 받았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tvN에서 오랜만에 나온 준수한 성적표라는 점에서 반가운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주된 내용보다는 서브 내용으로 이슈몰이에 성공한 '언슬전'이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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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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