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제작사·감독의 끝나지 않은 법적 공방
'하이파이브', 유아인 리스크 극복하고 4년 만에 개봉
[더팩트|박지윤 기자] 개봉 전부터 잡음이 일었던 '소주전쟁'과 '하이파이브'가 나란히 극장가에 출격한다.
유해진·이제훈의 '소주전쟁'과 이재인·안재홍의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가 6월 3일에서 5월 30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이 같은 행보에는 개봉 다음날 주말을 시작으로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제21대 대통령 선거일과 현충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 특수를 노려 더 많은 관객을 사로잡겠다는 각오가 담겨 있다.

특히 두 작품은 개봉 전 잡음이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소주전쟁'은 최윤진 감독이 각본 탈취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작사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고 '하이파이브'는 배우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4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작품이다.
이렇게 각각의 아픔을 품은 채 관객들과 만나게 된 '소주전쟁'과 '하이파이브'가 톰 크루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의 적수 없는 흥행 질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까.

◆ 유해진·이제훈, '소주전쟁'으로 연타석 흥행 도전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 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 분)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유해진은 국보그룹의 재무이사이자 국보소주를 지키려는 표종록 역을, 이제훈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유능한 직원 최인범 역을 맡아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다. 여기에 손현주와 최영준을 비롯해 할리우드 배우 바이런 만과 개그맨 이창호 등도 출연해 믿고 보는 연기와 신선한 분위기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유해진은 지난 4월 개봉한 '야당'으로 올해 전체 개봉작 흥행 1위를 거머쥐었고, 이제훈은 드라마 '모범택시' 시리즈와 '협상의 기술' 등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렇게 두 사람 모두 높은 흥행 타율을 보여주고 있는 만큼 '소주전쟁'으로 이러한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인다.
다만 '소주전쟁' 촬영과 1차 편집까지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진 최윤진 감독은 지난해 9월 제작사로부터 감독을 해고한다는 내용증명을 받았고 현재 법원에 감독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최윤진 감독이 원작 작가들을 고의로 숨기고 각본을 탈취해 연출 및 공동 제작 계약을 했다는 게 제작사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된 갈등이 마무리되지 않았고 현재 최윤진은 감독이 아닌 현장 연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영화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극에 등장하는 '탑소주'를 정식으로 출시하는가 하면 배우들은 홍보 일정을 적극적으로 소화하며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과연 이들의 노력이 관객들에게 제대로 닿을지 관심을 모은다.

◆ "유아인 분량 편집 NO"…'하이파이브', 코믹으로 정면승부
작품은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으로, 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 등을 통해 독창적인 연출 스타일을 보여줬던 강형철 감독의 신작이다.
이재인은 심장을 이식받고 괴력의 초능력이 생긴 완서로, 안재홍은 폐 이식 후 강풍의 초능력을 얻게 된 지성 역을, 라미란은 신장을 이식받은 프레스 매니저 선녀 역을, 김희원은 간을 이식받은 FM 작업반장 약선 역을, 유아인은 각막을 이식받은 힙스터 백수 기동 역을 맡아 팀 '하이파이브'를 완성한다.
어쩌다 히어로가 된 이들은 개성 넘치는 활약과 함께 다채로운 '케미'를 형성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질 전망이다. 여기에 오정세는 하나뿐인 딸 완서를 위해 아빠만이 발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는 종민을 연기하며 믿고 보는 열연을 펼치고, 박진영은 췌장을 이식받은 후 젊어지는 초능력을 얻게 된 새신교 교주 영춘으로 분해 빌런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그러나 '하이파이브'도 개봉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2021년 크랭크업했고 2023년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유아인의 마약 투약 혐의가 불거지면서 개봉이 잠정 연기된 것. 그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프로포폴을 181회 투약한 혐의로 2023년 10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관련해 강 감독은 "안타까운 일이고 없었으면 좋았을 일"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감독이자 책임자로서 후반 작업을 열심히 해야된다고 생각했다. 빛나는 배우들의 작업을 완성해야만 한다는 일념이 있었고 이에 열중했다. (유아인의 분량은) 편집적으로 거의 건드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긍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이유는 앞서 개봉한 유아인의 또 다른 영화 '승부' 덕분이다. 작품은 개봉 27일째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배우의 부정적인 이슈와 상관없이 작품성만으로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확인시켜 줬다. 그렇기에 '하이파이브'도 유아인 리스크를 극복하고 침체된 극장가에서도 "재밌으면 본다"는 공식을 입증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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