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인터뷰] 강하늘, '84제곱미터'도 즐겁게 찍은 이유


우성 役으로 열연
좌우명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재밌자'에서 비롯된 태도


배우 강하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84제곱미터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배우 강하늘이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84제곱미터'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넷플릭스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재밌자'가 좌우명인 배우 강하늘은 모두에게 스트레스를 안긴 '84제곱미터'도 즐기면서 찍었단다. 결과는 배우가 어찌 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하루의 촬영만큼은 자신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지론에서 비롯된 건강한 마인드를 전파했다.

강하늘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새 영화 '84제곱미터'(감독 김태준) 공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오히려 수렁에 빠지게 되는 우성 역을 맡은 강하늘은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18일 공개된 '84제곱미터'는 퇴직금 중간 정산, 원룸 보증금, 대출, 심지어 엄마의 마늘밭까지 탈탈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성공한 우성(강하늘 분)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층간 소음에 시달리며 벌어지는 예측불허 스릴러를 그렸다.

작품은 앞서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로 성공적으로 데뷔한 김태준 감독의 두 번째 스릴러라는 점에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스마트폰 해킹'이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스릴러 장르에 접목했던 김 감독이 이번에는 '층간 소음'으로 소재를 바꿔 다시 한번 현실 밀착 스릴러를 선보였다.

제목인 '84제곱미터'는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가장 대중적인 32평의 아파트 면적을 뜻하며 대한민국 부동산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에 김태준 감독은 집의 기준이 사이즈와 투자가치로 결정된다는 것이 본래 집의 의미와는 다르게 변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과 다양한 의도도 담았다.

현실적인 소재를 내세운 만큼 강하늘의 주변에서도 공감에서 비롯된 감상평이 전해지기도 했단다. 강하늘은 "찍은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빨리 공개된 느낌"이라며 "원래 반응을 안 찾아보는 편인데 이번에는 친척 형이 층간소음뿐만 아니라 코인까지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연락이 왔다. 심장을 부여잡고 봤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처럼 작품은 단순히 층간소음만 다룰 뿐이 아니라 코인 등 최근 청년들이 많이 겪을법한 사건들을 주인공인 우성의 설정으로 심어주며 현실을 대변한다. 극 중 우성은 영혼까지 탈탈 끌어모아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층간 소음이라는 악몽에 빠지면서 점점 예민해지고 망가지는 인물이다. 뿐만 아니라 집값 폭락과 고금리, 파혼까지 연이은 악재에 퇴근 후 배달 알바를 뛰며 간신히 빚을 갚아나가는 가운데 층간 소음으로 수면 부족에 시달리면서 소음의 범인으로 지목돼 인생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꼬인다

강하늘은 '84제곱미터'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대개 시나리오는 읽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워야 하다 보니 설명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반면 이번 작품은 대본은 읽을수록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떠올랐다. 시나리오의 글부터 간결하고 치고 넘어가는 부분이 간결해 빠른 호흡으로 적혀 있는 시나리오였다. 이런 글은 오랜만에 봤다. 재밌었다"고 돌이켰다.

'억까'일 정도로 인생이 꼬인 우성 역에 관해 강하늘은 "승부사 기질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수동적이고 소심한 것 같다. 층간소음을 항의하러 집 앞까지는 갈 수 있지만 끝내 말하지는 못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해석했다.

"우성이랑 전 기질부터 달라요. 실제로 전 부동산이나 코인에 관심이 없어요. 저라는 사람은 스펙터클하거나 재밌는 삶을 살진 않거든요. 일단 집을 위해 전 재산을 끌어모으는 것부터가 안 돼요. 전 때려 붓더라도 비상구는 만들거든요. 다 팔아도 엄마 땅은 남겨야죠.(웃음)"

다만 극 중 우성이 현실의 청년들을 대변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선을 그은 강하늘이다. 그는 "그런 생각으로 연기에 임한 적은 없다. 어떤 역할을 한다고 해서 그 역할이 맡고 있는 직업이나 상황을 대변한다는 건 주제넘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 사람의 삶을 살아보질 않았는데 어떻게 대변하나"라며 "그저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표현하는 게 목적이었다"고 연기 방향성을 짚었다.

강하늘은 층간소음에 시달리는 우성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물론 현장에서는 다소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을 받기도 했단다. 그는 "재밌는 지점이 많았다"며 "층간소음 시퀀스를 보면 여러 가지 상황들이 교차돼 보이지 않나. 실제로 촬영도 혼자 미친 사람처럼 연기했다. 내가 연기한 장면이 짧게 짧게 쓰이는 걸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 소리 지르다가도 진저리 치는 등 모든 감정을 잘라 쓰기 편하게 짧게 연속으로 했다. 그러다 보니 촬영하는 것만 보면 층간소음의 주범은 나인 줄 알 것"이라고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실적인 소재를 내세우다 보니 보는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경험을 떠올리게 하며 스트레스를 안긴다는 평도 존재했다.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재미보다 스트레스를 안긴다는 점에서 우려는 없었을까.

강하늘은 "그건 내가 생각할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후반 작업을 하는 분들이 결정하는 부분이지 않나"며 "나도 보면서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재미가 있다면 각자 느끼는 재미가 다르지 않나. 우리 작품이 주는 재미 포인트는 이러한 스트레스 등 공감에서 비롯된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4제곱미터'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마지막까지 보게 되는 힘이 있었다. 그 힘의 근원은 무엇이었을까. 강하늘은 "캐릭터와 사건의 연결 관계"라고 짚었다. 그는 "모든 작품은 사건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극 중 등장하는 캐릭터가 보는 이들에게 주요 사건을 얼마나 재밌게 설명하는지가 관건"이라며 "우리 작품은 사건 자체가 '층간 소음'으로 요즘 많이 이슈가 되고 있다. 코인 역시 한 다리만 건너도 하고 있는 소재이지 않나. 다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이슈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몰입도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배우 강하늘이 작품의 흥과 망은 책임질 수 없지만 그날의 현장 분위기만큼은 자신이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나며 자신만의 연기 소신을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강하늘이 작품의 흥과 망은 책임질 수 없지만 그날의 현장 분위기만큼은 자신이 좌지우지 하는 것이 아니나며 자신만의 연기 소신을 전했다. /넷플릭스

강하늘은 올해 상반기에만 영화 '스트리밍' '야당',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3', 드라마 '당신의 맛'에 이번 '84제곱미터'까지 무려 다섯 작품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만났다. 이를 언급하자 그는 "공개 시기를 내가 정한 게 아닌데 이렇게 됐다"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스릴러부터 로맨스까지 장르도 캐릭터도 다채로운 색을 보여주며 이른바 '소처럼' 일한 그는 "이제 쉬어도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며 '열일' 소감을 밝혀 또 한 번 웃음을 안겼다.

"3년간 찍어 놓은 작품이 공교롭게도 이번에 이렇게 몰려서 공개가 됐어요. 웃긴 게 작품 촬영 당시에는 주변에서 '하늘아, 너 너무 쉬는 거 아니냐. 생활이 되긴 하냐'는 걱정이 많았어요. 그런데 올해에 이렇게 공개가 되니까 '하늘아 좀 쉬어'라고 하더라고요. 난 시키는 대로 하고 있는데 이렇게 반응이 다른 게 참 웃긴 것 같아요. 찍어놓은 것들이 다 공개가 됐다 보니 이제 다시 촬영에 매진하느라 한동안 안 보일 수도 있습니다.(웃음)"

다양한 장르 중에서도 '84제곱미터'를 통해 '현실 밀착 스릴러'를 소화해 본 소감도 궁금했다. 강하늘은 "현실에 있을 법한 소재고 가까운 소재다 보니까 배우로서 고민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는 있다. 예를 들어 판타지가 아니더라도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져 있다 보면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 많고 이는 배우의 역량으로 채울 수 있지 않나"며 "하지만 이번 작품 같은 장르는 층간소음인데 외계인 소리가 들린다고 생각할 수는 없지 않나. 현실적으로 고민해야 하다 보니 상상의 나래는 적어지지만 대신 고민의 수위가 깊어지는 것 같다.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고 돌이켰다.

끝으로 강하늘은 다작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고 매 작품 모든 것을 올인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전했다.

"전 지금 어떤 작품을 언급해도 그 작품의 관객 수나 흥행 성적은 하나도 생각나지 않아요. 하지만 그 작품을 촬영했을 당시 재밌었던 에피소드 등은 많이 떠올라요. 작품의 흥과 망은 연기자의 힘이 닿는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날 하루 촬영을 재밌게 만드는 건 제가 조금만 신경 쓰면 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재밌자'라는 제 좌우명처럼 재밌게 촬영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sstar120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 추천 8
  • 댓글 6


 

회사 소개 | 서비스 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의견보내기 | 제휴&광고

사업자 : (주)더팩트|대표 : 김상규
통신판매업신고 : 2006-01232|사업자등록번호 : 104-81-76081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성암로 189 20층 (상암동,중소기업DMC타워)
fannstar@tf.co.kr|고객센터 02-3151-9425

Copyright@팬앤스타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