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 '윤서아']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


극 중 절대 후각의 소유자 서길금 役으로 열연
"연기할 때 가장 행복해"


배우 윤서아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배우 윤서아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예원 기자

정제되지 않은 스타는 어떤 모습일까. 연예계는 대중의 관심을 받는 스타도 많고, 이들을 팔로우하는 매체도 많다. 모처럼 인터뷰가 잡혀도 단독으로 대면하는 경우가 드물다. 다수의 매체 기자가 함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내용도 비슷하다. 심지어 사진이나 영상마저 소속사에서 만들어 배포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런 현실에서도 <더팩트>는 순수하게 기자의 눈에 비친 느낌을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달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배우 윤서아에게 그야말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3일이었다. 작품 출연 연락을 받은 건 촬영을 불과 사흘 앞둔 시점이었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해 온 힘을 쏟았다. 촉박한 일정이었지만 윤서아는 자신만의 길금을 만들어냈고 결국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의 한 축을 단단히 지탱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자연스레 이 말이 떠오른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반드시 온다.

윤서아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더팩트> 사옥에서 취재진과 만나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극본 fGRD, 연출 장태유)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길금 역을 맡은 그는 이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윤서아는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작은 행동에도 상대방과 눈을 마주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 태도에서 그의 진중함과 예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모습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취재진의 질문을 곱씹으며 답하는 윤서아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기도 했고 진지할 때는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러다 "기분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진짜 좋아요"라며 몸을 살짝 기울인 채 환하게 웃어 자연스레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윤서아는 그런 사람이었다.

이러한 윤서아가 열연한 '폭군의 셰프'는 최고의 순간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 지영(임윤아 분)가 최악의 폭군이자 절대 미각 소유자인 왕(이채민 분)을 만나며 벌어지는 서바이벌 판타지 로맨스 코미디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28일 종영했다.

윤서아는 극 중 서길금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서예원 기자 윤서아는 극 중 서길금 역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서예원 기자

작품은 1회 시청률 4.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출발해 회차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며 상승세를 이어갔고, 최종회에서는 17.1%를 기록하며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이 가운데 윤서아는 지영의 든든한 지원군 길금 역을 맡아 따뜻하고 인간적인 매력으로 극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친근하면서도 유쾌한 연기는 임윤아와의 케미로 이어져 안방극장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윤서아는 아직 종영이 실감 나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추운 겨울부터 무더운 여름까지 함께했던 소중한 시간들이 깊이 떠올라 많이 아련하고 먹먹하다"며 "그 시간만큼 흘린 땀을 시청자분들이 큰 사랑으로 보답해 주셔서 더욱 뜻깊고 의미 있는 추억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폭군의 셰프'가 큰 사랑을 얻으며 출연 배우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임윤아와 호흡을 맞춘 윤서아에게 시선이 쏠렸는데, 예상과 달리 그는 "첫 촬영 3일 전에 연락을 받았다"고 밝혀 놀라움을 자아냈다.

"3일 전에 연락을 받고 감독님과 대본 리딩을 한 뒤 곧바로 첫 촬영에 들어갔어요. 준비 과정이 짧다 보니 저 자신에게도 큰 도전이었죠. 하지만 위기 속에서 '해내겠다'는 승부욕과 자신감이 오히려 더 발동했던 것 같아요. 그 덕분에 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하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컸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그 무게를 이겨냈다. 윤서아는 "'설렘의 떨림과 긴장의 떨림은 구분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저는 긴장으로 인한 떨림을 설렘의 떨림으로 받아들이고 좋은 쪽으로 승화하려고 많이 노력했다"고 전했다.

"사투리를 빨리 구사해야 했는데 외가가 여수임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사투리를 거의 쓰지 않으셨어요. 마침 '옥씨부인전'에서 함께했던 홍진기 배우님이 이번 작품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SOS를 청했죠. 1~3부 대본을 하나하나 음률로 분석해 노트에 직접 필사하며 대사를 노래 외우듯이 익혔어요."

윤서아는 사투리를 음률로 분석해서 노래 외우듯이 익히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tvN 윤서아는 "사투리를 음률로 분석해서 노래 외우듯이 익히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tvN

요리 드라마였던 만큼 요리 연습에도 공을 들였다. 그는 "칼질을 위해 촬영 전 요리 학원에 가서 다양한 식재료를 직접 썰어보며 준비했다"며 "재료마다 칼을 잡는 방법과 자세가 달라서 그 차이를 유념해 배웠다. 또 현장에서 자문 선생님들께 '이 부분이 잘 안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며 계속 여쭤보며 준비했다"고 회상했다.

"감독님이 굉장히 세심하게 연출을 해주시는 분이에요. 제가 대본에서 불필요한 부분을 과하게 잡거나 놓치고 지나가는 부분이 있으면 현장에서 바로 지도해주셨죠. 그럴 때마다 대본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으로 보고 어디에 힘을 주고 빼야 하는지 강약 포인트의 기준점을 알게 된 것 같아요."

지난해 '옥씨부인전'에 이어 '폭군의 셰프'까지 연이어 사극으로 주목받은 만큼 그는 '사극에 최적화된 배우'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윤서아는 "영광이다. 제 장점이나 성격적인 부분에서 잘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해 캐릭터의 감정선을 전달할 수 있었던 게 감사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사극은 예전 조상님들이 추운 날에도 고상하며 살아간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역사 속 인물처럼 느껴져 더 새롭게 다가왔어요. 연기적으로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고증을 지키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하시고 저희 역시 행동 하나하나 검증이 필요하다 보니 그런 점에서도 배우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어요."

인터뷰 내내 '천생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장면 하나하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곱씹고 준비했다는 점에서 윤서아는 배우라는 직업에 최적화된 사람이 아닐까 싶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 초등학교 고학년쯤 구체적으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어머니께서 교육적인 차원에서 연기 학원을 보내주셨다. 그때부터 연기에 발을 들였다"고 말했다.

윤서아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예원 기자 윤서아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예원 기자

"연기할 때 제가 가장 행복하더라고요. '내가 왜 연기를 좋아하고, 왜 해야 하지?'라고 한창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본질적인 이유는 바로 제가 행복했기 때문이었어요. 일에서 큰 힘을 얻다 보니 연기를 놓을 수 없었고 더 나아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런 마음에서 파생돼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됐어요."

윤서아가 내린 답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배우"였다. 그는 "배우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역사적이거나 사회적인 문제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아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바랐다.

"제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청춘물에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제가 직접 겪어본 시기의 감정이나 청춘의 사랑 같은 다양한 감정선을 담아내면서 많은 분들께 공감을 드릴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역사적·사회적 메시지를 다루는 작품에서 어떤 역할이든 상관없이 제 목소리와 숨결을 보태고 싶어요."

'폭군의 셰프'로 큰 사랑을 받은 만큼 윤서아에게 2025년은 특별한 해로 남을 전망이다. 그렇기에 윤서아는 올해 남은 석 달도 알차게 보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는 "배우는 다양한 삶을 연기해야 하고 또 많은 분들께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사람으로서도 배우로서도 감정의 깊이나 마음의 그릇이 조금 더 넓어져야 한다고 항상 다짐해요. 매년 조금씩 더 사람을 이해하고 싶고 저 자신도 성장하고 싶어요. 길금이를 만나며 정말 많은 행복을 느꼈고 큰 영향을 받았어요. 그래서 남은 3개월 동안은 내년을 준비하며 앞으로 어떤 배우로 성장해야 할지 연기를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점에 두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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